야구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5] 필라델피아 필리스(Phillies)는 왜 ‘필리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됐을까

2020-11-09 06:31

2009년 월드시리즈 경기장에 필라델피아 모자를 쓰고 나타난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  [EPA=연합뉴스]
2009년 월드시리즈 경기장에 필라델피아 모자를 쓰고 나타난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그냥 평범한 팀 이름이 아니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팀이다. 당연히 미국프로야구(MLB)에선 가장 오래된 팀 가운데 하나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을 한 기념비적인 연고팀답게 필라델피아 필립스는 MLB 역사의 보고이다. MLB 초창기 팀들이 도시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아직까지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팀 로고 뒤에 미국 독립선언의 상징물인 자유의 종 그림이 있어 역사 도시의 야구팀임을 알게 해준다. 경기장 내에도 똑같이 생긴 종이 하나 있는데 선수들이 홈런을 치면 종소리가 울린다.

국내 스포츠팬들에게 필라델피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야구팀과 함께 필라델피아 76ers NBA팀 연고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팬들은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 역할을 한 실베스터 스텔론이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에서 만세 장면을 취하는 모습으로 낯익은 도시다. 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고 승리를 확정한 지역도 필라델피아가 속한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지역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어린 시절을 보낸 펜실베이니아 연고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많이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883년 스포츠 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한 선수출신 알 리치와 변호사 존 로저스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프랜차이즈를 따내 창단됐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내셔널리그의 ‘클래식 8’ 중 하나다. 1882년에 폐업한 프랜차이즈인 우스터 야구팀을 대체할 한 자리를 받고 창단한 팀은 '퀘이커스Quakers)'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당시 필라델피아에는 영국 개신교 일파인 퀘이커교 신자가 많이 살아 야구팀 이름을 퀘이커스 신자들이라고 지었다. 퀘이커스는 ‘몸을 떠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퀘이커스는 첫 참가한 시즌에서 승률 .173로 MLB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884년 당시 MLB팀들은 도시 이름을 따 이름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스턴지역은 ‘Bostons’, 뉴욕지역은 ‘Newyorks’ 등으로 프랜차이즈 팀 이름을 명명했다. 퀘이커스도 도시 이름인 ‘Philadelphias’로 팀 명칭을 바꿨다. 이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이라는 뜻이었다.

원래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라는 도시 이름은 작가이자 퀘이커교 종교지도자인 윌리엄 펜(1644-1718)이 고대 그리스어의 같은 발음을 차용해서 지었다. ‘형제적인 사랑’이라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중동 요르단의 수도 암만도 고대 로마시대에 필라델피아로 불리었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독립선언을 한 도시이자 종교적인 색채를 짙게 가진 도시였다.

1883년부터 2020년까지 필리스의 통산 승패 기록은 9853승 11032패로 승율은 0.472이다. 필리스는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패한 팀으로 10,000경기 이상 패한 최초의 팀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162경기 체제이후론 세 자리수 패배를 기록한 적이 없는 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머지 한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이다.
필리스는 월드시리즈 2회 우승(1980년, 2008년)과 내셔널리그 7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 첫 우승은 1915년이었다. 1903년 첫 월드시리즈가 열린 이후 필리스는 1980년 월드시리즈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꺾고 우승하기까지 77시즌을 치러야 했다. 20세기 전반기에 메이저 리그를 구성했던 다른 16개 팀들보다 가장 긴 시간이었다. 필리스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회 연속 디비전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11개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팀 중 6위, 내셔널리그에서 4위에 해당한다. 명예의 전당 3루수 마이크 슈미트는 필리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슈미트는 역대 MLB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고 있다. 통산 548홈런 ,1598타점에 12번의 올스타, 10번의 골드글러브, 6번 실버 슬러거, 세 번 리그 MVP와 1980년 필리스가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