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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올시즌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 윤희상, 권오준,

2020-10-30 23:20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메이저리거가 된 김광현이 친한 선배인 윤희상의 은퇴를 위해 인천 문학 구장을 깜짝 방문해 윤희상과 진한 포옹을 하며 앞날을 축복했다.[연합뉴스]
메이저리거가 된 김광현이 친한 선배인 윤희상의 은퇴를 위해 인천 문학 구장을 깜짝 방문해 윤희상과 진한 포옹을 하며 앞날을 축복했다.[연합뉴스]
프로야구 정규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30일 프로야구에서는 가슴 뭉클하면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모습들이 연출됐다.

바로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레전드 박용택(LG)을 비롯해 SK 윤희상, 삼성 권오준을 위한 조촐하면서도 의미있는 자리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30일 LG와 SK의 시즌 최종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은 SK와의 경기에 앞서 은퇴 기념행사를 가졌다. SK 최정은 박용택에게 은퇴 기념패를 전달하고 양 팀 선수들이 함께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면서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특히 박용택은 울먹이며 꽃다발을 전달한 예전 팀 동료 정의윤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여 주변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박용택은 대타로 마지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LG가 1-2로 뒤진 7회초 2사에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얻은 뒤 도루까지 성공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박용택은 이로써 통산 2236게임 등판에 8139타수 2504안타(타율 0.308) 213홈런, 1192타점, 313도루의 레전드 기록을 남기고 19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2504안타는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1위다.

또 이날 LG와의 시즌 최종전에는 SK 윤희상이 선발로 등판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윤희상에게 구단은 그에게 마지막 선물로 선발 등판을 한 것. 윤희상은 LG 한타자만 상대하고 곧바로 언더스로 박종훈으로 교체될 예정이었다. LG 류중일 감독에게도 사전 양해를 받았다.

윤희상은 LG 1번 홍창기와 7구째까지 실랑이를 벌이다 볼넷으로 내 보냈다. 윤희상의 고별 피칭이었다.

박경완 감독대행이 직접 올라왔고, 그라운드 수비수들이 모두 마운드로 모였다. 윤희상은 박 대행을 비롯해 포수 이재원, 1루수 로맥 등 선수들과 포옹을 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일렬로 서서 윤희상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 앞에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바로 메이저리거가 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윤희상은 김광현이 미국으로 떠날 때 김광현의 글러브를 직접 디자인해 줄 정도로 친한 선후배 사이.

친한 형의 은퇴를 TV로 볼 수만은 없었던 김광현이 직접 그의 두번째 야구 인생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야구장을 찾은 것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다 김광현을 보고 깜짝 놀란 윤희상은 김광현에게 다가가 진한 포옹을 했고 전광판에 김광현이 모습이 나오자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렇게 선수들의 축하속에 윤희상의 마지막 등판은 막이 내렸다.

이런 인천 구장과 함께 NC와 삼성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대구 구장에서도 22년 삼성맨으로 활약하고 은퇴를 하는 권오준을 위한 의미있는 등판이 이루어졌다.

삼성이 4-3으로 앞선 9회초 네번째 투수로 3루쪽 불펜에서 마운드를 향해 권오준이 걸어오자 관중들은 진한 박수를 보냈다. 삼성 시절 함께 뛴 적이 있는 권영철 3루심은 권오준에게 악수를 건넸고 동갑내기 강영구 주루코치은 그를 끌어 안았다.

권오준이 첫 타자 모창민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면서 짧지만 강렬한 마지막 등판은 막을 내렸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주심으로부터 새볼을 받아 마운드로 향했고 마지막 공을 던진 권오준을 다독였다. 권오준의 바통을 이어받은 오승환은 권오준과 포옹을 했다.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 오며 관중석을 향해 정중한 인사로 감사의 뜻을 나타낸 권오준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삼성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마지막 등판을 마치고 들어오는 권오준을 따뜻한 박수로 맞이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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