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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6-1. 체육관을 얼려라

2020-10-25 08:48

1980년 2월17일, 그 날은 몹시 추웠다. 하지만 타이틀전이 열린 장충체육관은 전혀 난방을 하지 않았다. 뿐 아니라 한 겨울임에도 모든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챔피언이 파나마 출신의 루이스 이바라였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6-1. 체육관을 얼려라


파나마는 더운 나라였다. 이바라는 실내의 기자회견장 등에서도 춥다며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언론을 통해 챔피언이 추위에 약하다는 정보를 얻어 들은 관중들은 그 추위를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한마디 불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혹시라도 문이 닫혀있으면 서로 닫으라고 고함을 질렀다.

덕분에 장충체육관은 1만여명의 관중이 모였음에도 제법 추웠다. 사람들의 열기 때문에 난방을 하지 않고 문이란 문은 다 열었어도 아주 춥지는 않았다. 겨우 영하였다. 한국 관중들에겐 그다지 춥지않았으나 이바라는 달랐다.

경기전 행사 때부터 내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1회 시작전 주먹을 댈때도 상체가 추위에 얼어붙은 듯 곳곳이 붉었다. 링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이바라는 더욱 굳었다. 추위와 바람을 가르는 김태식의 주먹때문이었다.

3분을 뛰었어도 이바라는 위축되어 있었다. 김태식은 추위로 아직 정신을 못한 2회 1분께부터 그를 몰아붙였다. 대한민국 8번째 챔피언 김태식. 그는 수만 관중의 격려 속에 태어났다. 김태식도 속전속결 전략으로 관중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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