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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20승 고지 등정, 루친스키냐? 알칸타라냐?

일정으론 루친스키, 최근 추세로는 알칸타라가 유리해

2020-10-20 08:46

올해도 '꿈의 20승' 투수가 나올까?

NC 루친스키는 지난해 한자리 수 승리투수에서 올해 20승을 눈앞에 둔 특A급 투수로 변신했다. 사진은 타자의 타구를 몸으로 막는 루친스키[연합뉴스 자료사지]
NC 루친스키는 지난해 한자리 수 승리투수에서 올해 20승을 눈앞에 둔 특A급 투수로 변신했다. 사진은 타자의 타구를 몸으로 막는 루친스키[연합뉴스 자료사지]
타자는 3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것이 꿈이라면 투수는 20승 투수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례없는 2~5위 순위 싸움이 뜨거운 가운데 올시즌에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승 투수가 나올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쉽게도 토종 투수는 고졸루키인 소형준(KT 위즈)과 박종훈(SK 와이번스)가 나란히 12승을 올렸을 뿐이고 1999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에 이어 18년만인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정확하게 20승을 채운 이후 20승에 근접하는 투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외국인 투수인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와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가 18승씩을 올려 다승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 2승을 추가하면 지난해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에 이어 2년 연속 '꿈의 20승' 투수로 등장하게 된다.

20일 현재 NC는 8게임, 두산은 7게임이 남아 있고 정규시즌 마지막까지도 10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루친스키나 알칸타라가 등판할 수 있는 게임은 2게임에 불과하다. 이 2게임에서 모두 승리를 해야만 20승 투수로 등극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자신할 수 없지만 올해 두 선수의 활약상을 감안하면 결코 어렵지도 않다.

최근 추세로 보면 알칸타라가 유리하지만 포스트시즌을 감안한 일정 등을 고려하면 루친스키쪽에 무게가 더 쏠린다.

루친스키는 28게임에 등판해 18승4패, 평균자책점 3.00점, 20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KBO 리그 첫해였던 지난해 30게임에 나서 9승9패, 평균자책점 3.05점과 비교하면 올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NC가 올시즌 7게임째만인 5월 13일 1위로 나선 뒤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선두 독주를 거듭하며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까지 매직넘버 '3'을 남겨 놓기 까지 일등공신은 루친스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루친스키는 최근들어 주춤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지난 4일 삼성전에서 6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18승째 따낸 이후 2게임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채 1패만 떠 안았다. 10일에는 LG의 고졸 루키 이민호와 선발 맞대결을 벌여 6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16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동안 전준우와 김준태에게 홈런 2발로 2실점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루친스키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 NC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도 있는 23일 한화전이나 24일 LG전 등판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29일 롯데전이나 30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해도 큰 무리가 없다. 이는 바로 NC가 정규리그 우승을 한 뒤가 될 가능성이 높아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루친스키는 올해 한화전 2게임 14이닝 1자책점(평균자책점 0.643)으로 2승 무패, LG전 3게임 17⅓이닝 8자책점(평균자책점 4.15) 1승1패를 했다. 또 롯데에는 2게임 11이닝 10자책점(평균자책점 8.18)에 1패만 기록했으며 삼성전에는 4게임 24⅔이닝 6자책점(평균자책점 2.19)로 3승 무패였다. 루친스키가 올해 18승을 거두면서도 전구단 승리를 하지 못한 것은 바로 롯데로부터 승리를 하지 못한 때문이었다.

이런 점을 모두 감안하면 루친스키가 20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유리한 길은 23일 한화전에 이어 30일 삼성전 등판이 유력하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 한국시리즈까지 상당한 시간 경기를 없는 점을 고려하면 실전감각을 가장 늦게까지 유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KT에서 올해 두산으로 유님폼을 갈아입은 알칸타라는 18승2패로 승리의 보증수표로 등장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승리를 따낸 뒤 위풍당당 환하게 웃고 있는 알칸타라.[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KT에서 올해 두산으로 유님폼을 갈아입은 알칸타라는 18승2패로 승리의 보증수표로 등장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승리를 따낸 뒤 위풍당당 환하게 웃고 있는 알칸타라.[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KT 유니폼을 입고 11승11패(평균자책점 4.01)였던 알칸타라는 올해 두산으로 옮긴 뒤 날개를 달았다. 18승을 올리면서 단 2패밖에 당하지 않았고 평균자책점도 2점대(2.68)로 낮아졌다.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된 것을 비롯해 전반적인 기록에서 루친스키를 앞선다.

특히 승수에서 한동안 루친스키에 뒤져 있던 알칸타라는 9월 1일 한화전부터 지난 18일 키움전에 이르기까지 9게임에서 8연승으로 루친스키와 다승 공동선두를 이루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알칸타라는 2~5위 싸움이 치열해 지면서 당초 6일 간격의 등판에서 5일 간격의 등판으로 하루를 앞당기고도 여전히 150㎞나 넘는 빠른 볼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했다. 두산으로서는 확실한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알칸타라도 23일 키움전이나 24일 롯데전 등판에 이어 29일 KIA전, 30일 키움전 가능하다. 하지만 두산의 처지에서 29일이나 30일에는 알칸타라를 등판시키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즉 최소 준플레이오프전 이상 직행할 수 있는 순위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하루만 쉬고 곧바로 4~5위의 와일드카드전이 시작되므로 두산이 와일드카드전에 나가야 할 경우가 되면 알칸타라에 휴식시간을 줄 수가 없다. 알칸타라를 와일드카드 선발로 등판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날인 30일 키움전에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전 직행 이상이 가능하다면 알칸타라가 전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올해 알칸타라가 키움전 4게임에 나가 26이닝 3자책점(평균자책점 1.04) 3승의 압도적 피칭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모험을 걸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어떤 선택이 있을지,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해 20승투수 등극과 함께 팀 성적까지 이룰 수 있을지 ....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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