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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5] LA 다저스(Dodgers)는 왜 ‘다저스’라는 별명을 갖게 됐을까

2020-10-20 06:55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들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코디 벨린저가 7회말 역전 솔로 홈런을 치자 더그아웃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알링턴 EPA=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선수들이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코디 벨린저가 7회말 역전 솔로 홈런을 치자 더그아웃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알링턴 EPA=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LA 다저스가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19일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7차전에서 LA 다저스는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극적으로 WS 진출권을 따냈다. 4차전까지 1승3패를 기록하다가 5~7차전을 내리 따내며 기사회생했다. 한국 야구팬이라면 LA 다저스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 IMF 경제 위기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박찬호와 지난 해까지 류현진의 소속팀이었기 때문이다. 박찬호와 류현진이 있을 때는 웬만한 이들은 LA 다저스의 다른 선수들까지도 이름을 줄줄이 외우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한국선수들이 단 한 명도 없지만 웬지 낯익은 것은 아마도 두 선수에 대한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LA 다저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매우 가까이 있는 팀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가면 LA 다저스에 대해 의외로 모르는 정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팀 이름과 관련한 이야기도 그 중 하나이다. 다저스라는 별명 말이다.

다저스는 교묘히 몸을 피하는 사람이나 사기꾼을 뜻하는 말인 ‘Dodger’에 ‘s’가 붙은 복수형 단어이다. 미국 백과사전에 따르면 1560년대부터 이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영국의 위대한 작가 찰스 디킨스는 소설 ‘올리버 트위슽’에서 소매치기 기술을 잘 구사하는 잭 도킨스라는 인물을 등장시키면서 그를 ‘아트풀 다저(The Artful Dodger)’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다저스가 야구팀 공식 별명이 된 것은 철도시대를 맞는 미국의 산업 역사와 관련이 깊다. 1890년대 뉴욕 롱아일랜드섬 남서쪽 끝에 있는 브루클린에는 복잡한 전차노선이 운행됐다. 원래 느리게 움직이는 말이 끄는 마차가 주로 다니다가 교통 기술의 발전으로 전차(Trolley) 노선으로 대체됐다. 전차 초창기인 1895년말까지 브루클린에서 전차 사고로 1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브루클린 주민들 사이에는 전차를 피해 길을 걸어다니는 일이 일상적인 습관이 됐다. 이러한 주민들을 가리켜 ‘트롤리 다저스’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LA 다저스 구단의 뿌리는 1883년 뉴욕에서 창단한 브루클린 애틀랜티스이다. 1895년 시즌부터 스포츠 기자들은 브루클린 주민들의 별명을 사용해 ‘트롤리 다저스’라는 별칭을 사용했다. 1898년 시즌부터 브루클린 다저스라는 말로 바꿔 불렀다. 기자들이 다저스라는 별명을 붙여 사용했지만 공식적인 팀 이름은 브루클린 야구클럽이었다. 1932년 팀 유니폼에 다저스라는 단어를 사용한 뒤 이듬 해인 1933년 홈경기와 원정경기 모든 유니폼에 다저스라는 별명을 사용하게되면서 다저스라는 이름이 공식화됐다.


사실 미국 프로팀 별명은 신문에서 많이 사용했다. 프랜차이즈 이름과 함께 대중들이 좀 더 익숙해지도록 여러 별명을 별도로 붙여 기사화했다. 뉴욕 타임스는 1916년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한 브루클린 팀을 당시 감독을 맡았던 윌버트 로빈슨의 이름을 따 ‘로빈스(Robin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브루클린은 이외에 그레이스(Grays), 브리지그룸스(Bridegrooms), 수퍼바스(Superbas) 등 여러 가지 애칭으로 불렸다.

브루클린 시절 홈 구장으로 워싱턴 파크, 이스턴 파크 등을 전전하다 1913년부터 에베츠필드에 자리 잡았으며 1958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전한 뒤 메모리얼 콜로세움을 썼다. 1962년 완공돼 메이저리그 경기장 중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다저스타디움(Dodger Stadium)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1955년 뉴욕 양키스를 꺾고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1959, 1963, 1965, 1981, 1988년 등 모두 6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프랜차이즈를 브루클린에서 LA 옮긴 이후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된 것은 올 시즌을 포함해 12번이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가 1994년부터 2001년까지 몸담았으며 최희섭(2004년 8월~2006년 3월), 서재응(2006년 1월~2006년 6월)도 한때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12월 한화이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이 LA다저스와 입단계약을 체결하고 활약하다가 지난 해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겼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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