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초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갑자기 루스는 손으로 센터 쪽을 가리켰다.
그 쪽으로 홈런을 치겠다는 표시였다.
정말 루스는 다음 투구를 받아쳐 센터 펜스를 훌쩍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그 유명한 ‘지명 홈런(designated home run)’이었다.
그랬던 루스의 ‘영혼’이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몸에 들어가기라도 한 것일까.
비록 타석에서 외야 쪽을 손으로 가리킨 것은 아니지만, 코레아는 3-3 동점에서 9회 말 타석에 들어서기 전 더스티 베이커 감독에게 “느낌이 좋다. 내가 끝내기 홈런을 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정말로 타석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우완 투수 닉 앤더슨의 직구를 노려쳐 센터 펜스를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만들었다.
홈런임을 확인한 코레아는 탬파베이 덕아웃 앞에서 ‘빠던’을 한 뒤 유유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홈플레이트에서 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그는 베이커 감독을 보자 그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약속을 지켰다는 표현이었다.
휴스턴은 코레아의 끝내기 홈런포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시리즈 2승3패를 기록했다.
휴스턴은 이날 또 하나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처음과 끝(알파와 오메가)’을 홈런으로 시작해 홈런으로 끝냈다.
조지 스피링어가 1회 말 상대 투수의 초구를 홈런으로 연결시켜 ‘알파’가 됐고, 코레이아가 9회 말 마지막 공을 홈런포로 만들어 ‘오메가’가 된 것이다.
메에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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