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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3-1. 중국의 1년 비책을 깬 현정화-양영자

2020-10-12 07:14

양영자-현정화의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금메달은 결코 쉽지 않았다. 벌써 3년 여간 호흡을 맞췄기에 콤비플레이는 최고였다. 그야말로 눈 감고도 상대방의 움직임을 알아 챌 수 있을 정도여서 기대치는 당연히 높았다.

[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3-1. 중국의 1년 비책을 깬 현정화-양영자


그러나 중국이 문제였다. 중국은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 복식에서 양영자-현정화에게 당해 금메달을 놓치자 앙앙불락, 서울올림픽에서의 설욕을 벼르고 있었다. 그들은 양-현조를 반드시 꺾을 복식조를 따로 구성했다.

중국은 양-현조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었다. 그 둘의 경기를 이미 숱하게 봤기에 대적할 팀을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중국은 수없이 엔트리를 바꾸며 훈련 한 끝에 올림픽 한 달 전 완벽한 조합을 만들었다. 자오즈민-천징이었다.

둘 다 세계 톱 랭커로 왼손 드라이브 전형이었다. 과연 그들은 강했다. 거침없는 행진으로 결승에 올랐다. 양영자-현정화도 중국의 어떤 조와 싸워도 이길 수 있도록 다양한 전형의 선수들과 스파링을 했다. 그러나 처음 겪는 복식조여서 불안한 건 사실이었다.

세계 최강의 중국이 특별히 만든 팀이니 얼마나 강할 것인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결승 1세트를 21-19로 땄다. 자신감이 좀 붙었다. 그리고 그들의 약점도 발견했다. 왼손끼리의 조합이다보니 공을 치고 돌아나가는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들락날락하다가 엉키기도 했다.

2세트를 내주었지만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았다. 현정화가 강하게 치고 나갔다. 양영자는 착실하게 뒤를 봐주었다. 자오즈민 등도 한국팀의 자신감을 읽은 듯 했다. 범실이 나오고 범실이 이어지자 당황했고 그러면서 또 실수를 했다.

3세트는 손쉬웠다. 하프스코어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현정화-양영자는 그들을 상대하기위해 강한 중국이 특별히 만든 자오즈민조를 꺾고 올림픽 최초의 여자복식 챔피언이 되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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