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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1-1. 3관왕 임춘애의 ‘라면 먹고 달렸어요’의 진실

2020-10-10 07:36

[대한민국 체육 100년 비화] 31-1. 3관왕 임춘애의 ‘라면 먹고 달렸어요’의 진실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가 더욱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그가 ‘주린 배를 라면으로 겨우 채우면서도 정상에 오른 금메달리스트’였기 때문이었다.

임춘애를 키운 김번일코치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춘애가 라면 먹고도 잘 달렸다’고 말했다. 그의 속뜻은 ‘어려움 속의 금메달’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임춘애의 금메달 정복기로 그만한 소재가 없었다.

언론은 연일 임춘애를 기사로 다루며 신데렐라로 키웠다. 임춘애 역시 라면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했다. 그건 당연했다. 당시 학생들은 다 라면을 좋아했다. 그래서 라면을 즐겨 먹었다.

임춘애도 라면을 먹었다. 맛있어서 ‘라면도’ 즐겨 먹었다. 하지만 그것이 주린 배를 ‘라면만’으로 채우며 금메달에 이른 것으로 각색 되었다. 임춘애가 아니라고 해도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금메달을 3개나 딴 상태여서 굳이 손사래를 치면서 정색으로 아니라고 할 것도 없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가난한 ‘라면소녀의 3관왕 정복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건 모든 어른들이 원하던 스토리이기도 했다. 정신력이 약해져 가던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그보다 더 좋은 이야기 거리가 없었다.

당시만 해도 모든 금메달에는 ‘특별한 사연’이 필요했다. 그 ‘특별한 사연’ 중 가장 이야기 되는 1번이 ‘가난을 뚫고’였고 ‘부상을 딛고나 실패의 아픔을 겪고’가 그 다음이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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