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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5] ‘페넌트레이스(Pennant Race)’의 ‘페넌트’는 무슨 뜻일까

2020-09-30 08:14

류현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 메이저리그에서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에 진출했다.
류현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 메이저리그에서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에 진출했다.
가을 파란 하늘에 볕이 따갑다. 이맘 때쯤 열리던 초등학교 운동회를 떠올리면 운동장 가득 바람에 펄럭이던 만국기의 강렬한 색이 기억에 또렷해진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UN 참전 16개국과 일본, 대만, 홍콩 등 세계 여러 국가들의 국기가 삼각형 깃발로 줄에 걸려 있었다. 만국기를 보며 신기해하면서 각국의 상징인 국기에 대해 배우며 자랐다.

‘페넌트(Pennant)’라는 말은 만국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삼각형 깃발을 말한다. 원래 건다는 의미의 ‘페던트(Pendant)’, ‘페논(Pennon)’의 변형어로 페넌트는 학교 마크나 해군 수신호용으로 사용한 가느다랗고 긴 삼각형 모양의 깃발을 의미한다. 페넌트는 일반적으로 특정 운동 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기념 깃발이다.

스포츠에서 페넌트는 고등학교, 대학, 프로 등에 걸쳐 두루 사용됐다. 전통적으로 페넌트는 모직천으로 만들어졌고 특정 팀의 공식 색깔이 들어갔다. 페넌트에는 팀 이름뿐만 아니라 보통 마스코트가 담겨 있었다. 페넌트는 일반적으로 운동팀과 관련이 있지만, 종종 기념품으로 공공 기관과 휴양지에서 만들기도 한다.

페넌트는 우승을 상징하는 깃발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특히 야구에선 대회의 우승팀에게 주는 우승기를 뜻한다. 페넌트레이스는 우승기가 걸려있는 대회를 말한다. 한국 프로야구만 접한 사람은 정규리그를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각국 리그마다 의미가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 페넌트는 일반적으로 내셔널 리그와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팀의 우승기를 가리킨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와일드카드와 챔피언시리즈까지를 페넌트레이스라고 한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 1969년 이전에는 각 리그에서 시즌 최고 성적을 올린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69년이후에는 각 리그가 별도의 플레이오프전을 치러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을 정했다. 현재 NBA와 NHL도 메이저리그와 비슷한 방법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다.

일본프로야구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 각각 페넌트가 걸려 있다. 플레이오프서는 정규리그 1위팀이 유리하게 경기방식을 정해놓고 있어서 대체로 정규리그 1위팀이 플레이오프서도 1위를 차지해 2개 모두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일본시리즈에서 우승을 놓친 경우도 있다. 2007년, 201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2010년 소프트뱅크 호크스, 2017년 히로시마 카프, 2018년과 2019년 세이부 라이온즈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프로야구서 페넌트레이스는 정규리그를 의미한다. 10개 구단이 팀당 16경기씩, 총 144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를 종합한 승률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서 1~5위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1위는 한국시리즈로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로 나간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며 4, 5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3판 2선승제에 4위에 1승 어드밴티지를 주고, 4위 홈에서 2경기를 치르게 되므로 4위팀에게 매우 유리하다. 이러한 경기방식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페넌트레이스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싸움이 뜨겁게 벌어진다. 시즌 초반에는 듬성 듬성 승차가 이어지다가 8월 넘어서부터는 벌어진 승차를 좁히기 위한 순위 각축전이 펼쳐진다. 야구팬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막판 순위 쟁탈전을 보면서 야구의 짜릿한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한달여 늦은 지난 5월5일 개막,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올해 한국프로야구는 경기장에서의 열기는 느낄 수 없지만 TV 중계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나마 페넌트레이스의 팀 성적을 보며 팬들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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