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때가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US오픈 1라운드 리더보드에 그의 이름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선두권은커녕 중위권, 하위권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마침내 그의 이름이 나타났다.
필 미켈슨(미국). 동명이인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그가 맞았다.
성적을 보니 9오버파. 출전 선수 144명 중 공동 142위였다.
홀별 성적을 확인했다.
1, 2번 홀 버디, 3, 4, 5, 8번 홀 보기였다. 이어 파3의 10번 홀과 13번 홀에서 보기, 14번 홀에서는 더블보기, 15번 홀에서 또 보기, 그리고 17번, 18번 홀
에서 연속 보기. 총, 2개의 버디에 더블보기 1개와 9개의 보기였다.
이것은 프로 골퍼의 스코어카드가 아니었다. ‘주말골퍼’에게서나 볼 수 있는 성적표였다.
이런 성적을 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14%. 아무리 어려운 코스라고 해도, 이쯤 되면 거의 ‘재앙’ 수준이다. 14차례 티샷 중 고작 2번만 페이웨이에 볼이 떨어졌다. 144명 중 139위였다. 이보다 더 나쁘게 친 선수가 5명이나 된다는 게 신기하다.
그린 적중률은 그나마 좀 나았다. 18차례 중 11번 성공했다. 작중률 61%로 144명 중 47위다.
그러나 그린에 볼을 올리면 뭐하나. 그린에서 그의 평균 퍼트 수는 2.06개로 최하위였다.
티샷도 안 되고, 그린에서의 퍼팅도 안 되면, 천하의 미켈슨이라 해도 방법이 없다.
미켈슨은 경기 후 “오늘 경기는 끔찍했다”라고 말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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