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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왜 체인지업을 안 던지지?" 류현진의 투구 '역배합'에 메츠 타선 농락당해

2020-09-14 08:49

역투하는 류현진. [AFP=연합뉴스]
역투하는 류현진. [AFP=연합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주 무기인 체인지업 없이 뉴욕 메츠 타선을 봉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 8개를 내줬으나 실점을 1점으로 막고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삼진도 7개나 잡았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평소와는 다는 류현진의 볼 배합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 비중은 지난해 27.3%에서 올해에는 29.4%로 상승했다.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진 이유는 간단하다. 직구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불가능했던 올해,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90.36마일)로 떨어졌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2013년 이후 최저 구속이다.

결국, 주 무기인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냥 체인지업에만 의존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5이닝 동안 홈런 3방을 얻어맞고 5실점 했다.

직구 평균 시속이 143㎞로 올 시즌 최저를 기록했던 양키스전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무려 38%에 달했다.

이날 상대한 메츠 타선 역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철저하게 대비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1회초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 했는데, 이 중 2개가 체인지업 안타였다.

결국, 류현진은 빠르게 투구 패턴을 바꿨고, 전략 수정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메츠 타선이 작정한 듯 체인지업을 노리는 모습을 보이자 2∼3회에서는 체인지업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류현진은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뺐고,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패스트볼로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1회초 투구 수 18개 가운데 체인지업을 7개 던졌던 류현진은 남은 5이닝 동안 5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투구 수 92개 중에서 체인지업은 12개로 구사 비율은 13.0%로 직전 경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5회초와 6회초는 이닝당 체인지업을 1개씩만 던지고도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엮어냈다.

이런 투구 패턴으로 류현진은 6회까지 버텨냈다. 투구 패턴의 역발상이 이끌어낸 승리였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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