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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비자책-자책-반자책. 이상한 ‘기록 흥정’.

2020-08-30 08:26

MLB 닷컴의 이상한 기록으로 류현진의 방어율이 오락가락했다.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6회 2사 만루. 3루수 트래비스 쇼가 라이언 마운트캐슬의 땅볼을 잘 잡았다. 조금 깊은 편이었으나 무리 없이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니아 노트] 비자책-자책-반자책. 이상한 ‘기록 흥정’.


그러나 트래비스 쇼의 1루 송구가 다소 엉성했다. 송구자세가 안 좋았고 그 탓에 공이 원바운드 된데다 방향도 옆으로 틀어졌다. 1루수를 지나 빠지는 바람에 2명의 주자가 들어와 2-0으로 그대로 굳어질 스코어가 2-2가 되었다.

상황 상 3루수의 송구실책이었고 그래서 기록원은 당초 류현진에게 자책점을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후 마운트캐슬의 타구를 내야안타로 정정하며 송구실책까지 지워버렸다. 이에 따라 2실점이 온전히 류현진의 몫이 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기록이었고 모두들 그 기록을 비판했다. 마운트캐슬의 타구는 온전한 내야안타가 아니었고 송구와 1루수 포구에 에러가 없었다고는 더더욱 볼 수 없었다. 쇼의 조금 빗나가 1루 원 바운드 송구 자체가 실책이었지만 경험 많은 1루수라면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잡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3루수의 실책과 1루수의 단단하지 못한 수비로 류현진은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고 만 것이었다. 실점 자체가 억울한 판이었다. 그런데 이 기록은 경기 후 구단의 이의 제기 후 자책점과 비자책점이 반반으로 바뀌었다. 마치 물건 값 흥정하듯 한 것이었다.

기록은 쇼의 타구는 내야 안타가 맞고 그래서 3루 주자가 득점한 것은 류현진의 자책점이다. 하지만 2루 주자의 득점은 3루수의 송구 실책에 의한 것이므로 비자책점이라는 결론이었다.

비판을 의식한 절충형 판단. 내야안타가 맞다면 2사후여서 2득점이 가능했고 1루 송구가 정확했다면 쓰리아웃이므로 득점은 없는 것이었다. KBO 기록원 관계자도 안타냐 실책이냐의 문제이지 안타 반, 실책 반의 기록은 이상하다며 아마 자신이라면 비자책으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류현진은 절반의 이익 아니면 절반의 손해로 시즌 평균자책점이 오락가락하다 결국 2.92(37이닝 12자책점)로 조정되었고 8월 월간 평균자책점도 1.61에서 1.29(28이닝 4자책점)가 되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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