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냉정한 승부사' 22세 김성현, 월요 예선을 막차로 통과하고 우승 기적을 이뤘다

2020-08-09 17:39

캐디를 해준 아버지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든 김성현. [KPGA 제공]
캐디를 해준 아버지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든 김성현. [KPGA 제공]
한국남자골프에 보기 드문 우승 진기록이 나왔다. 월요 예선을 최하위로 통과한 선수가 프로 대회로서 가장 권위있는 K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프로 데뷔 첫 승으로 연출한 것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월요예선을 거쳐 정규 투어 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쓴 김성현(22)이 주인공이다.
힘든 과정을 딛고 우승을 차지한 그였지만 나이답지 않게 차분했다.

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급 대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거둔 김성현은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5위 이내에 들어서 내년 시드 확보하는데 밑천으로 삼는다는 생각이었을 뿐 우승은 생각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선두에 4타차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그는 "(순위는 염두에 두지 않고) 내 플레이만 잘하자는 생각뿐이었다"면서 "경기 중간에 위기도 많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17번 홀(파3) 티박스에 오를 때까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선두에 1타차로 뒤진 걸 알고 4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은 홀에 딱 붙어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그때도 우승보다는 잘하면 연장전에 가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그는 나머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칠 때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연장전을 대비해 연습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했다"면서도 "궁금해서 아버지 스마트폰으로 대회 중계방송을 봤다"고 말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머릿속이 하얘졌다"는 김성현은 "그토록 바라던 시드를 5년 동안 확보했으니 좋은 기회라고 여기겠다"고 기뻐했다.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해 일본에서 먼저 프로 선수로 입문한 김성현은 작년 일본프로골프 2부 투어와 올해 한국프로골프 2부인 스릭슨 투어에서 한 번씩 우승했다.

"2부 투어지만 우승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김성현은 "샷은 다 비슷하다. 누가 결정적일 때 버디를 잡아내고 위기를 잘 넘기느냐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대회에서 찬스를 잘 살리고 위기를 잘 넘겼다"고 자평했다. 김성현의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이다.

당분간 국내에서 뛰겠지만,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일본프로골프투어가 재개되면 일본으로 건너갈 생각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실력을 쌓아 미국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그는 "아무래도 일본이 미국 진출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민지(22), 최혜진(21), 박현경(20), 임희정(20) 등과 국가대표를 함께 했던 그는 "남자 골프 선수들도 충분히 미국에서 통할 기량이 된다"고 말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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