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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00] 올 PGA챔피언십 코스 ‘하딩 파크(Harding Park)’에 왜 ‘하딩’이라는 말을 쓸까

2020-08-06 12:48

6일 막을 올리는 올 첫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TPC 하딩 파크 홀 모습. [하딩 파크 홈페이지 캡처]
6일 막을 올리는 올 첫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TPC 하딩 파크 홀 모습. [하딩 파크 홈페이지 캡처]
1921년부터 1923년 2년여간 미국 29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워런 하딩(1865-1923)이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면 8월6일부터 열리는 올 첫 남자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보면서 매우 좋아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샌프란스시코 TPC 하딩 파크에서 메이저 대회로는 처음으로 PGA챔피언십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6일 PGA챔피언십 개막에 맞춰 하딩 전 대통령과 하딩 파크에 대한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잊혀지지 않는 대통령을 기리는 추억의 코스’. 기사는 이번 PGA챔피언십 코스는 워런 하딩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라며 올 PGA챔피언십 개최로 예전보다 훨씬 명성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 역사가들에 따르면 하딩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 가장 무능력하고 인기없는 이로 꼽혔지만 열혈 골퍼였다. 1923년 여름 골프를 좋아하는 그가 무리한 선거 유세를 하다가 병을 얻어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돌연사를 하지 않는다면 샌프란스시코 남서쪽에 건설 중이던 한 골프 코스로 향했을 지도 모른다.

대통령으로 2년반 재임했던 하딩은 이 무렵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져서 의사가 휴양할 것을 권고했는데도 공화당 의원들이 억지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아픈 몸을 이끌고 수천마일에 이르는 선거 유세전에 나섰다고 한다. 당시 하딩은 죽기 바로 전달인 1923년 7월 알래스카 여행 중 게를 잘못 먹어 식중독에 걸려 큰 고생을 했다. 결국 그는 기차 안에서 쓰러졌고 폐렴 증세를 나타내더니 1주일 정도 병상에 있다가 숨을 거두고 만 것. 당시 신문에 하딩의 사인은 뇌경색으로 보도했다.

하딩은 올 PGA챔피언십이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장에서 열림에 따라 재조명될 기회를 갖게됐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후 전면 중단됐다가 처음으로 열리는 첫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 로리 맥킬로이, 2연패의 주인공 브룩스 캡카, 세계 1위 저스틴 토마스 등이 출전하면서 최고의 대회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이다.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은만큼 하딩 전 대통령에 대한 스토리도 자연적으로 많이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딩이 사망한 지 약 6주 후, 샌프란시스코 하딩추모위원회는 대통령을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반쯤 지어진 골프에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하자고 결정했다. 당초 이름인 머시드 골프 링크스는 하딩 파크로 바뀌었다.
"하딩 대통령이 골프의 애호가였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하딩 대통령에 대한 헌사로서 더 적절한 것은 없을 것이다"고 당시 유명한 사업가이자 시 공원의 책임자인 허버트 플레시해커는 말했다고 한다.

하딩 파크는 좋은 평판을 얻었다. 그곳에서 전국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가 열렸고 샌프란시스코 시티 챔피언십 홈 코스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시티 챔피언십의 우승자들 중에는 하딩 파크 프로 숍을 수년간 운영한 켄 벤투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딩파크는 1960년대 PGA. 투어 정규 코스였다. 이 코스에서 우승했던 이들은 벤투리, 게리 플레이어, 빌리 캐스퍼, 진 리틀러, 치치 로드리게스 등이다.

그러나 하딩파크는 한동안 샌프란시스코시에서 방치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PGA 투어가 떠났고, 근처에 있던 올림픽 클럽에서 열린 1998년 US오픈동안 하딩 파크의 페어웨이는 주차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국골프협회 회장을 지낸 샌프란시스코 변호사 샌디 테이텀을 중심으로 재활에 힘을 쏟은 결과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2003년 재개관한 하딩 파크는 다시 큰 행사를 유치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2005년 WGC 아멕스챔피언십과 미국이 우승을 한 2009년 프레지던트컵을 개최했다. 하딩코스는 샌프란시스코 거주자에게는 64달러(7만5천원)의 저렴한 그린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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