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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BA 선수들 '상원 선거에서 애틀랜타 구단주 경쟁자 워녹에게 투표하자'

2020-08-05 16:09

켈리 뢰플러 WNBA 애틀랜타 공동 구단주이자 공화당 상원의원.<br />[AP=연합뉴스]
켈리 뢰플러 WNBA 애틀랜타 공동 구단주이자 공화당 상원의원.
[A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들이 애틀랜타 드림의 공동 구단주인 켈리 뢰플러(50)의 미국 상원의원 선거에서 경쟁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심지어 애틀랜타 소속 선수 일부도 11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구단주 경쟁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틀랜타 선수들과 다른 일부 선수들은 5일(한국시간) 경기 시작에 앞서 '워녹에게 투표하자'(Vote Warnock)라는 문구가 쓰인 검은색 티셔츠를 착용했다.


라파엘 워녹은 11월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하는 인물이다.

바로 이 선거에 WNBA 애틀랜타의 공동 구단주인 뢰플러가 공화당 소속으로 나설 계획이기 때문에 '워녹에게 투표하자'는 슬로건은 뢰플러를 반대하는 입장과 일치하게 된다.

WNBA 선수들이 리그 내 소속 구단주이기도 한 뢰플러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은 지난달 뢰플러가 WNBA 캐시 잉글버트 커미셔너에게 보낸 서한 때문이다.


현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뢰플러는 당시 "'흑인 생명이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정치적인 구호를 선수들의 유니폼에 넣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스포츠에 정치적인 부분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벌어졌고, WNBA에서는 이번 시즌 선수들의 유니폼과 코트 바닥 등에 '흑인 생명이 중요하다'는 문구를 넣기로 했는데 뢰플러 구단주는 이와 같은 조처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뢰플러 구단주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나타내기 위해 정치적인 구호 대신 성조기를 유니폼에 부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WNBA 선수협회는 당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뢰플러의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그만하고 나가라"는 글을 올려 대립각을 세웠다.

'워녹에게 투표하자'는 문구가 새긴 티셔츠를 입고 버스에서 내리는 디긴스 스미스.<br />[WNBA 피닉스 머큐리 구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워녹에게 투표하자'는 문구가 새긴 티셔츠를 입고 버스에서 내리는 디긴스 스미스.
[WNBA 피닉스 머큐리 구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애틀랜타 소속 엘리자베스 윌리엄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평범한 농구 선수들이지만 자신의 일생을 바쳐 사람들을 위해 싸운 워녹과 같은 사람이 워싱턴으로 가야 한다"고 '워녹에게 투표하자'는 운동에 동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뢰플러 구단주도 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블랙 라이브스 매터'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급진적인 이상에 불과하다"며 "이런 행동은 자신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의 의견 표명을 막고, 더 나아가 파멸에 이르게 하려는 망신 주기 문화"라고 반박했다.

그는 "바로 이런 현상 때문에 WNBA 리그는 농구보다 정치에 치우칠 것이라는 지적을 더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원 마니아리포트 기자/lee.kangwon@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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