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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시즌 초부터 플래툰 시스템에 갇힌 이유

2020-08-05 14:15

시즌 초반부터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있는 추신수.
시즌 초반부터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있는 추신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또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올 시즌 8경기 중 3번째다. 좌완투수가 나오면 벤치에서 대기해야 하는 이른바 ‘플래툰 시스템’ 때문이다.

추신수는 5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8회 대타로 나와 범타로 물러났다. 선발은 추신수 대신 우타자인 김정태의 몫이었다. 추신수가 선발에서 빠지는 날에는 김정태가 대신 나온다. 상대 투수가 우완으로 바뀌면 추신수는 김정태 타석 때 대타로 나온다. 이날도 그랬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던 추신수로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좌완 투수에게 약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추신수가 얼마나 좌완투수에게 약한지 살펴보자.

좌타자인 추신수의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은 2할4푼2리다. 우투수 상대로는 2할8푼9리다.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2018 시즌 좌투수를 상대해 2할2푼1리였다. 우투수의 경우는 2할8푼5리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그해 추신수가 선발로 나와 좌투수를 상대해 기록한 타율이 3할1푼2리였다. 출루율은 3할9푼9리였다. 우투수 상대로는 2할4푼3리였다. 좌투수가 나왔을 때 선발로 나서는 게 오히려 나았다는 증거다.

그런데도, 크리스 웨스트우드 레인저스 감독은 왜 추신수를 시즌 초반부터 플래툰 시스템에 가두어놓고 있을까?

올 시즌이 162경기가 아닌 60경기 체제로 열리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체제라면, 감독은 융통성을 발휘해 좌투수가 나와도 추신수를 선발로 내세웠을 것이다. 매년 그랬다. 그러나 60경기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확률이 높은 쪽으로 선수를 기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태가 추신수 대신 나와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단, 변수는 있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는 레인저스 공격진에 변화를 준다면, 추신수는 플래툰 시스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최근 레인저스 단장은 “선수 기용 문제는 감독에게 일임했다. 추신수를 비롯한 팀내 베테랑들이 다소 부진하다. 그러나 곧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앞으로도 좋아지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겠다는 말과 같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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