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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연봉 삭감' 지침 마련 중…"기본급 이하 선수는 제외"

2020-07-28 15:23

K리그[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리그[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팎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하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도 선수들의 연봉 삭감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주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선수단 연봉 감액에 관한 입장'을 내고 "관련 논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K리그는 코로나19 여파에 개막이 2개월 넘게 미뤄지고 경기 수도 10경기 안팎으로 줄어 선수 연봉 삭감에 대한 얘기가 지속해서 나왔다.

경기 수 축소에 따른 입장 수입 감소는 물론이고, 기업구단의 경우엔 모기업 경영 환경의 불투명성, 시·도민구단은 지자체 세수 감소의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폰서 계약도 이미 곳곳에서 감액 협상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다.

개막 전 연맹이 집계한 각 구단의 손실 추정치 합계는 약 576억원인데, 무관중 경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 금액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달 초부터 관중 입장이 허용돼도 전체 수용 인원의 10%밖에 들어오지 못하고, 관중 발열 체크 등 방역 대책에 필요한 설비와 인건비가 추가로 소요될 것 등을 고려하면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각 구단은 물론 프로축구연맹까지 위기 해소에 힘을 보태고자 임직원 급여 일부를 반납한 바 있으나 선수 연봉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먼저 말을 꺼내기 부담스러운 구단들 사이에선 연맹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연맹은 4월 먼저 관련 논의를 제안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대화에 나섰으나 딱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지난달 말 중단되기도 했다.

여전히 구단들이 먼저 나서기는 조심스러워하는 가운데 연맹은 감액 논의 대상과 방법 등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대상은 추가 등록 마감 기준으로 선수 743명(군 팀인 상주 상무 제외) 중 기본급인 3천600만원 이하를 받는 266명을 뺀 477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외되는 선수의 비중은 36%에 달한다.

대상자에 대해서는 연봉 중 3천6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일정한 비율을 적용해 감액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구단과 선수 대표가 만나 연봉 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간담회도 추진된다.

연맹 관계자는 "서로 이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기회 자체가 없었으니 그런 장을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합의안이 도출되면 이사회에서 권고적 성격의 의결을 할 수 있다. 물론 최종 절차는 선수와 구단의 합의에 의한 계약 변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 번째 원칙은 선수들 동의 없이 일방적인 상황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구단의 손실을 선수 연봉 삭감으로 보전한다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인식하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선수협이 논의 중단 이후 "연맹이 합리적 이유 설명 없이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선수들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연맹은 왜곡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연맹 관계자는 "선수협 측에 제공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줬다. 다만 손실 추정액의 경우 총액과 평균은 제공 가능하나 구단별로 명시된 건 내밀한 경영 자료인 만큼 저희가 제삼자에게 줄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협 측에서 우리에게 제공한 자료는 영문인 데다 '영국 국세청'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등 국내 현실에 적용할 수 없거나 맞지 않는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강원 마니아리포트 기자/lee.kangwon@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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