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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유소연, 고진영, 박성현의 미 LPGA 불참이 현명한 판단인 이유

2020-07-28 04:11

마스크로 무장한 캐디와 걸어가고 있는 유소연
마스크로 무장한 캐디와 걸어가고 있는 유소연


전 세계골프 1위였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미 백악관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외국에서 입국해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방역을 위한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PGA 대회 때마다 선수와 캐디를 대상으로 COVID-19 진단 검사를 하고, 철저한 방역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웨스트우드는 “미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COVID-19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미국에서 경기하는 건 불안할 것 같다”며 미국의 COVID-19 방역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웨스트우드의 말대로 미국 내 COVID-19 확진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15만 명에 근접했고, 하루 7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금 골프 선수와 캐디뿐 아니라 전 미국인을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에 나서야 할 때다. COVID-19는 특정인만 방역한다고 해결되는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웨스트우드가 미국의 방역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대회 불참을 선언한 이유다.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당연한 판단이다.

한국을 보자.

하루 확진자가 수십 명에 그치고 있는 것은, 정부가 특정 부류가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촉자 추적도 철저하다. 제2, 제3의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은 어떤가.

일반인들의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향해 되레 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접촉자 추적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어느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휴대폰 문자 발송조차 하지 않는다.

골프 선수들이 이동 과정에서 COVID-19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무리하게 개막을 강행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보라.

27일 마이애미 말린스의 수많은 선수와 코치들이 COVID-19 확진자로 판명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래서, 미국프로농구(NBA)는 한 곳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외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시즌을 치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도 미국 사정은 더 악화되면 됐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가을에는 ‘제2차 대유행’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가급적 무리하게 대회에 참가할 것이 아니라, 백신이라도 나온 뒤에 미국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유소연, 고진영, 박성현 등도 이를 고려한 끝에 대회 불참을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LPGA 시즌이 재개돼 너무 기쁘다”며 대회에 기꺼이 참가하겠다는 선수들의 결정 또한 존중돼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결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PGA 투어와 메이저리그에서도 목격됐듯, 언제 어느 대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장성훈 선임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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