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미지 스토리]대한민국 체육100년 100인 100장면 ⓺두 체급 그랜드슬램 심권호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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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2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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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권호는 몸이 빠르고 머리가 좋다. 상대가 쓴 기술을 바로 그 상대에게 되써서 이기기도 하고 상대의 특기로 상대를 제압하기도 한다. 한 번 당한 기술에는 절대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았다. 순발력, 기술 습득력, 응용력과 다양성이 최고의 경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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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1m60이 채 안 되는 작은 키로 거의 10년간 세계 정상의 레슬러로 군림하며 두 체급에서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심권호는 4번의 올림픽에 나설 수도 있었다. 약관에 도전자로 나섰던 첫 번째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은 선배에게 밀렸고 30세가 넘어 어렵게 시도한 네 번째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후배들에게 치였다.

마지막은 몰라도 실력대로 첫 올림픽에 나섰다면 또 다른 역사를 썼을 가능성이 높다.

심권호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계 최강자로 10년 선배인 권덕용을 눌렀다. 권은 1991년 세계선수권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협회가 바르셀로나 금메달감으로 일찍부터 점찍은 선수였다.

심권호의 승리로 협회는 골치 아팠다. 권덕용이 모든 선수들의 표적이어서 국내 경기에선 질 수 있지만 올림픽은 경험이 중요한데 한 두 번의 국내경기로 올림픽 대표를 뽑을 순 없었다. 협회는 국제경험을 내세워 이긴 심권호를 빼고 진 권덕용을 바르셀로나에 보냈다.

20세의 심권호와 30세의 권덕용. 심권호는 어리지만 오름세였고 권덕용은 오랫동안 세계정상이었지만 내림세였다. 권덕용은 큰 기대 속에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예선 탈락, 메달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심권호의 기세는 무서웠다. 바르셀로나 후 국가대표 자리를 꿰찬 1993년부터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은 그의 독무대였다.

첫 국제대회였던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동메달에 그쳤지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5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 1995 프라하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먹음으로써 48kg급의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심권호의 올림픽 그 금메달은 대한민국의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심권호의 독무대는 그것으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국제연맹이 체급을 줄이고 조정하면서 48kg급을 없앴기 때문이었다. 국제연맹이 정한 최경량급은 54kg급이었다.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8kg급의 마지막 챔피언 심권호. 그에게 54kg급은 무리였다. 신체적인 조건을 감안하면 더 이상 설자리가 없었다. 경량급에서 6kg은 극복하기 어려운 무게였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심권호는 당연히 부진의 늪을 헤맸다.

하지만 뛰어난 기량과 천재적인 경기력의 심권호는 1년 여 고생 끝에 54kg급에서도 정상의 역사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1998년 예블레 세계선수권,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1999 타슈켄트 아시아 선수권대회 정상을 밟은 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함으로써 두 번째 체급인 54kg급에서도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두 번의 올림픽에서 두 체급 금메달이면 그만 두는 게 상례. 레슬링이 워낙 힘든 운동이어서 두 번 다시 매트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심권호는 올림픽 3연패를 바라보며 다시 돌아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선발전에 나섰다.

서른둘의 노장. 그래도 경기력은 그다지 녹슬지 않았다. 대표로서 손색없었으나 주변에서 말렸다. 이번엔 후배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심권호는 결국 뜻을 꺾었으나 대한민국도 그 옛날 바르셀로나 때처럼 메달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심권호는 2014년 국제레슬링연맹의 레슬링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대한민국 첫 레슬러가 되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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