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 스토리]대한민국 체육100년 100인 100장면 ⓹신궁의 전설 김수녕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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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2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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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산의 청춘도 세월이 가면 삭는다. 세월은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벽이다. 하지만 김수녕에게 세월은 장벽이 아니었다. 그저 시간의 흐름일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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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김수녕은 잊혀진 이름이었다. 대한민국 여자양궁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신궁이지만 양궁장을 떠난 지 이미 6년이었다. 설마 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그 ‘잊혀진 이름’이 돌아왔다. 그리고 정말 사선에 다시 섰다.

김수녕은 1986년, 청주중앙여중 3학년 때 전국양궁종합선수권 예선에서 싱글라운드 1319점을 기록, 여자개인종합 1위를 했다. 불과 15세에 1인자가 된 김수녕은 이듬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김수녕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나간 국제대회(프랑스 COQ국제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땄다. 360점 만점에 356점이었다.

첫 국제대회에서도 당당했던 김수녕. 정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에 거침이 없었다. 서울올림픽의 해에 열린 1988년 1월 인도 아시아선수권에서 5관왕을 차지한 후 88서울올림픽에서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까지 쏘았다. 대한민국 최초의 올림픽 2관왕이었다.

올림픽 2관왕 김수녕의 정상 행진은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 되었다. 흔히 정상에 오르면 지친 나머지 한동안 침체기를 겪는다. 그러나 김수녕은 그런 슬럼프 과정이 없었다.

1989년과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과 단체를 연이어 석권,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2관왕 2연패의 위업을 이루었다. 1989년 세계선수권 우승 직후엔 공인 6종목 세계신기록을 전부 보유, 기네스북에 올랐다.

두 번째 올림픽인 바르셀로나. 개인전 금메달은 조윤정에게 넘기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단체전에선 금을 쏴 금 1, 은 1개를 추가했다.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한 김수녕은 반년 쯤 후인 1993년 초 종별선수권을 끝내고 은퇴를 선언했다.

열 여섯에 세계 1인자가 되어 근 6년 여간 정상을 지키느라 고생한 걸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 때가 되었으나 기량이나 스물 두 살의 나이를 생각하면 매우 아까운 은퇴였다.

김수녕이 신궁 이상으로 대단한 것은 그 은퇴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는 활을 놓았다. 그리고 한동안 양궁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1999년 떠날 때처럼 갑자기 돌아왔다.

활을 놓은 지 6년이고 둘째 아이를 낳은 지 6개월도 안되었으며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었다. 국내 대표선발전을 면제해 주면 혹시 모를까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면 결코 마음 놓을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모두들 반신반의 했다. 하지만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김수녕은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하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역시 김수녕이었다.

“지는 게 싫어서 은퇴했지만 질 수도 있는 게 승부의 세계라는 걸 알게 되었죠.”

돌아 온 김수녕에게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승부를 초월한 올림픽이었고 그래서 이미 성공한 올림픽이었다.

그에게 메달 색깔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세 번째이지만 한 번의 올림픽(1996년 바르셀로나)을 건너뛰고 8년 만에 다시 출전한 올림픽. 쉬울 순 없었지만 김수녕은 양궁협회의 바람대로 무게 중심을 잡으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개인전 마지막 승부는 3, 4위전. 북한의 최옥실을 누르고 올림픽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윤미진, 김남순과 팀을 이룬 단체전에선 간단하게 금메달을 수확,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1개와 동1개를 더했다.

1988년 서울에서 2000년 시드니까지 네차례의 올림픽 중 세 번의 올림픽에 나선 김수녕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등 출전한 모든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총 6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불멸의 기록, 2011년 세계양궁연맹은 이러한 김수녕을 ‘20세기 최고 여자 궁사’로 선정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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