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이 한달 이상이나 늦게 개막이 된데다 NC의 연승과 한화의 18연패, SK의 10연패 뒤 7연패 등이 맞물리면서 초반에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아직까지 그 영향을 받아 5월 13일 이후 단 한번도 공동선두조차 허락하지 않고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NC나 두산, 키움이 여전히 3강을 지키고 있지만 시즌 초반처럼 일방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선두 NC도 키움에 연패를 당하는 등 초반만큼 무서운 기세는 아니다. 그럼에도 여유있게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것은 두산과 키움이 하위팀들에 수시로 발목이 잡히면서 중위권들이 대혼전을 벌이고 있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7월 18일 현재 2위 두산부터 8위 롯데까지는 불과 6게임차다. 두산과 키움이 게임차없이 승률 3리 차이로 2위와 3위에 랭크되어 있고 KIA가 2게임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LG와 삼성이 역시 게임차없이 5~6위다. 여기에 뒤늦게 가세한 KT가 어느새 7위에 올라섰고 롯데도 5할 승률 언저리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며 5강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를 두고 굳이 표현하면 1강 7중 2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판도 변화에는 LG의 부진, KIA와 삼성의 선전을 우선적으로 들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 보다는 먹이사슬 형태로 얽혀 있던 초반의 구도가 서서히 허물어진 탓 덕분이라는 분석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 물론 LG가 한화에 올시즌 전승(7연승)을 하는 등 여전히 천적관계가 그대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허물어졌다.
실제로 최근 10게임을 보면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선두 NC는 지난 11일 LG와 시즌 첫 무승부(6-6)를 이룬데 이어 17일 올시즌 5승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인던 KT와 연장 12회 열전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위 두산은 꼴찌들인 한화와 SK에 일격씩을 당했고 3위 키움도 3연승을 하던 KIA에 3연패(7월13일~16일)를 당하면서 주춤거렸다. 한때 2승8패까지 당하며 휘청거렸던 LG는 조금 기력을 회복한 모습이고 4연승, 4연패로 엇갈리던 KIA와 삼성은 대구 대전에서 2승1패로 승패가 역전이 되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KT는 타격 전부문을 휩쓸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불꽃타를 앞세워 최근 6연속 위닝시리즈로 사상 첫 가을시리즈의 꿈에 부풀어 있고 롯데도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전준우 이대호 등 고참들의 분전이 이어져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올시즌 하위권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SK와 한화도 이제는 껄끄러운 상대로 변했다.
특히 SK는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14안타-12득점으로 무려 102게임만에 처음으로 두자리 득점을 올렸다. 신예들인 최지훈-최준우가 5안타 3타점 5득점으로 활약해 준 덕분이었다. SK는 이에 그치지 않고 17일 키움전에서도 김혜성에게 만루홈런, 이정후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면서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8회에 결국 채태인의 결승타에 김강민의 쐐기타까지 터지면서 13안타-12득점을 했다. 불과 나흘만에 두자리 수 안타에 두자리수 득점으로 2위 두산과 3위 키움을 제쳤다. '예전의 SK'로 돌아간 듯 했다.
한화도 두산, 롯데 , KT에 한차례씩 고춧가루를 뿌렸다. 최근 10게임에서 여전히 승수보다 패수(4승6패)가 많기는 하지만 시즌 초반처럼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프로야구는 휴식 기간없이 강행군을 해야 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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