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황이 연출되려면 마이클 조던 같은 클러치 슈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천하의 조던도 경기 막판에는 체력이 소진돼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럴 때마다 필 잭슨 감독은 작전타임으로 요청해 조던에게 쉴 시간을 주곤 했다.
1998년 6월 15일(이하 한국시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델타 센터에서 시카고 불스 대 유타 재즈의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6차전이 열렸다.
경기 종료 20초를 남기고 1점 뒤지고 있던 불스의 조던은 재즈의 칼 말론에게서 볼을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 역전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때 잭슨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조던에게 쉴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조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잭슨 감독의 고육지책이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코트에 나선 조던은 상대 수비수를 기막힌 기술로 따돌린 뒤 종료 5.2초를 남기고 20피트짜리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그 유명한 조던의 ‘라스트 샷’이었다.
이 같은 장면이 나오는 이유는 조던의 출전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백업선수가 시카고 불스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백업선수가 있었다면 조던은 충분히 쉬면서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이 최근 포인트가드이자 주득점원인 스테판 커리의 출전 시간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출전 시간을 줄이겠다는 말이다.
커리의 경기 당 평균 출전 시간은 약 34분이다. 이를 30분으로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2세가 된 커리의 체력 관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제는, 나머지 18분을 책임져줄 백업 포인트가드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경기 48분인 NBA 경기에서 18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워리어스에게 커리처럼 코트를 지휘할 수 있고 득점도 할 수 있는 백업 포인트가드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이에 피닉스 선즈의 스페인 출신 포인트가드 리키 루비오(30)가 커리의 백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베이 지역 언론사인 ‘더 머큐리 뉴스’는 16일 워리어스가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루비오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자유계약 시장에 프레드 밴블릿, 제프 티그, 고란 드라기치 등이 나오기는 하지만, 밴블릿은 워리어스가 감당하기엔 몸값이 너무 비싸고, 티그는 더 이상 믿을 만한 득점원이 아니며, 슬로베니아산인 드라기치는 마이애미 히트 ‘붙박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 2020~2020시즌 연봉이 1700만 달러인 루비오가 커리의 백업 적임자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즈도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루비오를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BA에서 정상급 패싱 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루비오는 올 시즌 평균 13.1득점, 8.9 어시스트, 4.6 리바운드, 1.5 스틸을 기록 중이다. 필드골 성공률은 41.2%이며 3점슛 성공률도 35.1%에 달한다. NBA 9년 통산 7.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매체는 또 루비오의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인 만큼 커리와 함께 코트에 나서는 모습도 연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루비오가 가세할 경우 커리, 클레이 톰슨, 앤드류 위긴스, 드레이먼드 그린 등으로 구성된 워리어스 라인업은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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