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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무키 베츠 10년 3억 달러 거절 vs 크리스찬 옐리치 9년 2억1500만 달러 승락의 차이는

2020-07-11 04:56

 LA 다저스 무키 베츠.
LA 다저스 무키 베츠.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찬 옐리치.
밀워키 브루어스 크리스찬 옐리치.


[LA=장성훈 특파원] 밀워키 브루어스의 강타자 크리스찬 옐리치는 지난 3월 5일(한국시간) 구단 사상 최대 규모인 9년 2억15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그러자 일각에서 2018시즌 내셔널리그 MVP인 옐리치가 손해 본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12년 4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 13년 3억3000만 달러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8년 2억6000만 달러의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 7년 2억4500만 달러의 앤서니 렌든(LA에인절스)의 계약과 비교하면 분명 저렴하다.

그러나 옐리치는 연봉 액수보다 오랫동안 뛸 수 있는 길을 택했다. ‘가늘고 길게’ 선수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다.

계약 1주일 후 메이저리그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를 맞아 2020시즌 개막을 연기했다.

옐리치는 당시 계약 기간 2년이 남아 있었다. 2022년에는 구단이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도 있었다.

옐리치는 최근 만일 그때 브루어스와 연장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COVID-19 사태 이후 그 어디에서도 9년 2억1500만 달러라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가 막힌 계약 타이밍이었다는 것이다. ‘행운’이었다고도 했다.

옐리치의 말대로, COVID-19 사태 이후 구단들은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칼바람’은 불가피하다.

구단주들은 연봉조정 자격을 얻게 되는 선수들을 ‘논텐더’로 풀어버릴 것이고, 노장 선수들과의 계약을 피할 것이며. 자유계약 시장을 얼어붙게 할 것이다. 장기 계약은 생각할 수도 없다.

옐리치가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다.

옐리치와는 반대로, 무키 베츠는 2019시즌이 끝난 후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10년 3억 달러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다른 구단들로부터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땐 그것이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COVID-19 사태가 터질지 베츠 역시 몰랐을 것이다.

베츠는 최근 자신은 보스턴의 제의를 거절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은 쓰릴 것이다.

물론,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인 베츠는 COVID-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유계약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문제는 그 ‘대박’ 총액이 자신이 원했던 4억 달러 이상보다 턱없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베츠는 올 시즌 COVID-19 노출의 위험을 감수한 채 경기에 나서야 한다.

올 시즌을 뛰어야 내년 자유계약 신분이 될 수 있는 메이저리그 경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시즌 불참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큰소리를 치고는 있지만, 그는 시즌 불참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다.

보스턴의 10년 제의를 거절하지만 않았어도 베츠는 지금 옐리치처럼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내심 하퍼보다 나은 계약을 체결하고 싶었던 베츠.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후회하고 있다는 반어법적 표현이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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