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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74] ‘라이더 컵(Ryder Cup)’에서 ‘라이더’는 무슨 뜻일까

2020-07-10 07:03

2018년 라이더컵 로고.
2018년 라이더컵 로고.
세계에서 가장 명성있는 팀 대항 골프대회인 올해 라이더컵이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다. 올해 대부분의 세계적인 스포츠대회가 연기, 또는 취소되는 가운데 라이더컵도 똑같은 전철을 밟게됐다. 라이더컵이 연기된 것은 지난 1940년대 2차세계대전으로 10년간 취소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으로 세계 골프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미국과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명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백여년동안 월터 헤이건, 벤 호건, 샘 스니드,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벤 크렌쇼, 닉 팔도, 프레드 커플스, 세베 바예스테로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타이거 우즈 등 레전드 골퍼들이 총출동했다.
한국 골프팬들은 가장 권위있고 화려한 세계골프대회인 라이더컵 보도나 경기 중계방송을 보면서 상당히 낯선 느낌을 많이 가졌을 법하다. 대회 이름 자체가 특색있고 운영 방법도 독특하기 때문이다.

먼저 라이더컵 대회 이름과 관련한 것부터 알아보면 ‘라이더’라는 명칭은 대회를 탄생시킨 숨은 공로자 이름이다 .라이더라는 사람은 위대한 골퍼가 아니었다. 잉글랜드 세인트앨번스라는 곳에서 씨앗장수를 하며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상인출신이었다. 이름은 새무엘 라이더(Samuel Ryder, 1985-1936). 정원 씨앗을 소매로 파는 아이디어를 창안해 사업을 크게 성공시킨 뒤 골프에 흥미를 느껴 50세에 사업을 접고 열혈한 골프선수가 됐다. 유명 골퍼들의 경기를 보는 것도 그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당시 최고의 스윙을 구사하는 영국 선수 아베 미쳴를 특히 좋아했는데, 그는 번번히 브리티스 오픈에서 우승을 놓치곤 했다. 라이더는 미쳴에게 연봉 1천파운드를 주고 개인코치로 고용하기도 했다. 미쳴은 1926년 브리티시 오픈에 앞서 미국과 영국팀 선수들이 참가한 비공식 매치에서 영국팀이 승리를 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 경기를 본 라이더는 이 비공식 매치를 격식을 갖춘 대회로 만들어보자고 선수들에게 제안해 오늘날 라이더컵을 탄생시켰다.

당시 라이더는 매핀 &웹이라는 금속 세공사에게 250파운드를 줘 황금컵 제작을 주문했다. 이 컵 정상에는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작은 모형 인물이 있는데 이 사람은 라이더의 영웅이자 개인 코치였던 아베 미쳴이다.


라이더컵은 유럽과 미국의 팀대항전인만큼 일반 프로대회와 같이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보다는 여러 명이 겨루는 단체전과 개인전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룬다. 4차례의 포섬 매치와 8차례의 싱글 매치로 진행하고, 각 경기마다 36홀을 돌도록 경기방식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라이더컵 대회 팀 주장은 특별한 점수에 의해 뽑지 않는게 특징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골프 발전을 위해 전반적으로 활동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한다. 대체로 메이저 대회에서 출중한 성적을 낸 선수들이 주장으로 낙점되는 경우가 많다. 유럽팀은 유럽 투어와 브리티스 오픈에서 차출된 10명의 라이더컵 위원들이 주장을 선발하며, 미국팀은 PGA 이사회에서 뽑는다.

지난 1963년 대회서 아놀드 파머가 마지막으로 경기에 출전한 뒤 주장들은 경기에는 나오지 않고 전략과 선수 운영 등을 직접 주도적으로 한다. 팀 유니폼을 고르고, 각종 행사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도 주장의 임무이기도 하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보였던 미국팀은 잭 니클라우스와 아놀드 파머 조였다. 지난 1970년대 둘은 호흡을 맞춰 유럽팀을 압도했다. 유럽팀 최고의 조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조로 둘은 지난 1987년부터 3개 대회를 연속 휩쓸었다.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1999년 대회에 다이 19세의 나이로 출전, 역대 최연소 선수로 기록됐다.

2년마다 한번씩 미국과 유럽팀이 겨루는 라이더컵을 올해는 볼 수 없어 골프팬들은 많이 아쉬워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전통있는 골프대회에 큰 상처를 남겨놓은게 영 마음에 걸린다. 내년에는 꼭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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