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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체육분야 악습 근절 위해 관련기관과 협력 방안 논의

2020-07-07 17:31

7일 오후 철인3종 선수 인권침해 관련 회의 참석한 문체부 박양우 장관.[연합뉴스]
7일 오후 철인3종 선수 인권침해 관련 회의 참석한 문체부 박양우 장관.[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폭력 등 체육계 악습을 근절하고자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 등 관계 기관과 머리를 맞댔다.

문체부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철인3종경기 선수 인권침해 관련 조치 및 향후 계획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법무부 형사 2과장, 경찰청 차장,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 등이 참석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양우 장관은 "체육계 악습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는 마음으로 체육 분야 인권침해 근절을 위해 악습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하고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이 고 최숙현 선수와 가족의 신고 이후 왜 처리가 왜 지연되었는지, 대한체육회 등 인권보호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 안 되었는지, 책임자들이 누구인지, 공모나 회유는 없었는지 등 이번 사건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다"는 계획을 알렸다.

이어 "스포츠 현장에 대한 법률 지원, 인권 침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 징계정보 통합관리체제 등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 스포츠 분야 특별 사법경찰 제도 도입도 추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관계 기관은 신속한 수사,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 등으로 힘을 보탤 방침이다.

고(故) 최숙현 선수는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리는 운동처방사, 선배 선수들의 가혹 행위에 시달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 자료를 보면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는 2020년 2월 6일 경주시청에 가혹행위 내용을 신고했다. 이후 3월에는 최숙현 선수와 가족이 대구지방경찰청과 검찰청, 4월에는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6월 대한철인3종협회 등에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최숙현 선수에게 '가해 혐의자가 처벌받고 이를 제보한 자신은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 단체는 없었다.

결국 최숙현 선수는 지난 달 26일 오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 만인 6일 가해 혐의자인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선배 장 모 선수에게 영구 제명, 선배 김모 선수에게 10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고 최숙현 선수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체육계 폭력 '근절'을 바라는 목소리는 더 커졌고 현재 가해 혐의자들의 사법 처리와 재발 방지 등 산적한 문제도 있다.

박 장관은 "이번이 체육 분야 악습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강조하며 "그동안 체육계가 온정주의에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고 최숙현 선수와 관련된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과 인권침해에 경종을 울리고자 가해 혐의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와 추가 피해자가 가해자로 지목한 '팀 닥터'라고 불리는 운동처방사의 예를 들며 "대한체육회와 종목 단체, 각 지역 체육회와 소통해 무자격자들이 지도자가 되는 것은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의 참석자들도 박 장관의 뜻에 공감하며 체육인 인권 보호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한 박 장관은 8월에 출범할 체육계 인권보호 전담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도 당부했다.

박 장관은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강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독립기구가 될 것이다. 당연히 수장은 상임으로 임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 인권침해와 비리, 불공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보완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관계 기관도 협조를 약속했다.

여성가족부는 해바라기센터 등 전문기관을 활용한 추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예방에 힘쓰고 신속한 피해 보호와 익명신고가 가능한 상담·신고 전화를 더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고 경찰청은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이달 9일부터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박 장관은 경주시체육회가 언급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해체와 관련해 "팀을 해체하는 건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책임 있는 행동도 아니다"라고 반대의 뜻을 표했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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