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의 사람 '人'] 노행식 국제로타리 3640지구 신임 총재 " 홀인원을 2번 하면서 느낀 것인데... 사업과 마찬가지로 운도 있어야 하지만 실력도 필요하다"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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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6-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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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행식 국제로타리 3640지구 신임 총재가 1일 총재 취임식을 앞두고 환한 표정을 짓고 포부를 설명하고 있다. [정지원 기자]
빚더미에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허망한 일이라는 것을 IMF 시절을 통해 큰 교훈으로 배웠다. 1997년말 국가가 외환 위기를 맞으며 나날이 이자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시절, 사업의 한 복판에 있었다. 최고 공식법정이자가 28%까지 오르며 아무리 벌어도 이자 내기에도 급급했다. 버는 족족 이자로 빠져 나갔다. “이럴러고 사업했나”며 깊은 회의까지 들었다.

IMF 때 뼈아픈 경험을 한 뒤 무슨 일이 있어도 빚은 쓰지 않기로 했다. 이후 철저하게 빚없는 경영을 했다. 때로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며 애간장을 태우며 빚의 유혹을 느끼기도 했으나 고비를 잘 참고 넘겼다. 주위에서 무모하다는 말들이 나왔다. 사업을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때로는 빚이 자산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들떠 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달랐다. 다소 우직하고 멍청한 일이지만 빚없이 한 번 해보자는 배짱으로 버텼다. 한 번, 두 번 자금 부족을 극복하는 경험이 보태지면서 회사는 어느듯 빚없이도 잘 굴러갔다. 조그만 눈이 큰 눈사람이 되듯 빚도 없이 운영되던 작은 사업이 이제는 빚없는 큰 사업이 됐다. 고이자의 깊은 터널을 잘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사업이 순탄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다행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 때 잘못됐으면 고리 이자의 깊은 늪에 빠져 끝내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롤러코스트 같은 사업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안정 기반에 오를 수 있었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 섬개구리 소년이 뭍에 올라와 아무런 기반도, 백도 없이 사업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사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사업을 하는데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잔꾀를 쓰지 말며 꾸준히 힘써 일하면 반드시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믿었다. 자신의 전문성과 성실성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묵묵히 20여년을 걸어온 결과, 남부럽지 않게 단 한푼의 빚도 없는 회사를 만들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성공한 사업가의 반열에 올랐다.

사업을 하면서 봉사에도 눈이 떴다. 우연한 기회에 선배에게 이끌려 로타리클럽이라는 단체를 알게됐고 봉사라는 가치를 배우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게됐다. ‘가장 훌륭하게 봉사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을 거두어 들인다(One Profits Most Who Serves Best)'는 로타리 클럽의 모토를 가장 좋아하는 말로 가슴에 새기면서 많은 봉사 활동을 했다. 봉사 활동을 거듭할수록 사업은 마법처럼 술술 풀려 나갔다. 건강과 여가활동에 기여하는 스포츠에도 봉사활동의 손길을 미쳤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 배구선수들에게 수년전부터 장학금 혜택을 줘 벌써 장학금을 받은 꿈나무가 청소년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했다. 봉사의 의미를 깊이 깨달게 됐고, 보람도 컸다. 지금까지 홀인원 2번을 했던 것도 나름 사업을 열심히 하면서 봉사 활동을 한 게 운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빚없는 사업을 표방하며 함께 시작한 로터리 활동이 벌써 20년. 지난 2001년 서울 ROTC로타리클럽으로 인연을 맺은 로타리 활동은 지구 로터리 클럽 회장을 거쳐 국제로터리 미래발전위원장 등 다양한 직책을 거쳤다. 7월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국제로타리 3640지구 총재 이·취임식을 가질 노행식(60· 씨엔씨프로젝트 대표이사) 신임 총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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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 모임에서의 노행식 총재. [노행식 총재 SNS 캡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

-사업과 봉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웃이 가난하다는 것은 내가 없다는 것이다. 봉사는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휴식하고 있는 사랑을 꺼내 그 온기를 이웃과 나누는 일이라 생각한다.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매사 감사하며 살아갈 때 마음이 너그럽고 행복해질 수 있다. 진정한 사업가는 자기 자신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것을 달성하기 보다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여 한다. 사업과 봉사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느낀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십수년전 읽었던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1875-1965)의 자서전 ‘나의 생애와 사상’에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봉사함으로써 나는 세계에 대해 뜻있고 목적 있는 행동을 다하는 것이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순수한 봉사활동을 통해 인간애의 숭고한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노 총재의 말은 다양한 경험과 생각에서 나온 듯하다. 사업으로 얻은 혜택을 봉사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봉사활동을 해왔는가.

“기본적으로 로타리클럽은 봉사단체이다.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을 통해 모든 직업의 높은 도덕적 수준을 고취하며, 세계 곳곳에서 인간애와 평화를 구축하는데 협력하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불우이웃돕기, 전염병 퇴치 활동, 환경 캠페인, 문맹 퇴치 교육 사업 등 많은 활동을 한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서로 협력해 범 지구적인 네트워크가 결성돼 있다.”

국제로터리클럽은 소아마비 근절 활동에서 민간 부문 최대 공헌자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로터리는 전 세계 회원 100만명 이상이 20억 달러(2조 3,458억원)를 기부하고 자원봉사를 자처해 세계 122개국 25억명의 어린이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해 소아마비를 근절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한다. 현재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 등 2개국만이 전쟁과 정치 불안으로 인해 소아마비 지원 프로그램에서 제외됐을 뿐 전 세계 국가들은 사실 소아마비에서 완전 해방됐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8년 이래도 소아마비 박멸노력으로 270억 달러(31조 6,710억원) 이상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까지는 한국을 비롯해 연간 50만명이 소아마비로 사망했다.

-앞으로 1년간 총재직을 맡게됐는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각 클럽 상황이 쉽지 않다. 규모가 큰 클럽은 큰 클럽대로, 작은 클럽은 작은 클럽대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모두 해내야만 한다’는 의지로 부담도 기쁨도 서로 함께 하며 헤쳐나가기를 기대한다. 로타리인들은 모두 동반자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

국제로타리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120만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640지구는 서울 한강 이남 57개 로타리클럽이 모여 지역사회와 국제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 신임 총재는 수년간 국제로타리 회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110년의 전통을 가진 봉사 조직인 국제로타리는 현장에 꼭 필요한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을 펼쳐나가고 있다. 로타리클럽을 대표하는 최고 자리를 총재, 영어로 '거버너(Governor)'라 부르는 것은 회원과 소통하며 구심점을 갖고 봉사활동을 하라는 의미이다. 회의를 주재한다는 의미인 '프레지던트(President)'나 상업적 느낌이 드는 '커미셔너(Commissioner)'을 쓰지 않는 이유이다.

-총재 활동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점은.

“ 운영 규정을 준수하며 예산 및 지구 사업 전반에 대해 투명하고 유익하도록 할 것이다. 변화와 성장을 체감하고 아카데미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며 서로 소통하고 지식과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성공한 사업가

그는 현재 ㈜ 씨엔씨프로젝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업 아이템은 다양하다.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안개경보시스템을 개발해 영동고속도로롸 중부고속도로에 설치했을 뿐 아니라 터널 등 자동제어장치 등 많은 특허 및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시스템 광고업계서도 독보적인회사이다. 강릉 정동진의 세계 최대 크기의 밀레니엄 모래시계, 인천공항의 핸드폰 조형물, 캐노피 등이 그의 작품이다. 또 인공호흡기 제작 및 판매 등 의료기기 사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 19사태를 맞아 인공호흡기 판매 실적이 아주 좋다고 한다. 본사 빌딩은 서울 구의동에 있으며 대지가 600평 정도이다. 그는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ROTC 장교로 공수부대에서 군생활을 마친 뒤 대우중앙연구소, 현대전자 전장사업부를 거쳐 1993년 현재의 회사를 설립했다.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는데.

“전자공학과 출신이라 각종 기술 특허를 내서 사업을 했다.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고 운도 따랐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사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만하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려 노력한다.”

-어려운 고비는 없었는가.

“사업을 하다 보면 힘든 고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나두 물론 그런 적이 많았다. IMF 때 특히 어려웠다. 이자는 높고, 사업은 불안했다. 나날이 힘든 시절이었다. 지금도 그 어려운 순간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는 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빚이 무섭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시기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특별히 사업을 크게 확장한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 사업에 승부를 걸기보다는 그동안 다져왔던 것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할 생각이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업에 어려워 하는 분을 도와 주고 싶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마니아

-골프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25년전 골프를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과 같이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상대를 배려하고 겸손을 배우는 것이 골프의 가치이면서 매력이다. 로타리 공식 모토인 ‘초아의 봉사’처럼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닌 같이 함께 하는 골프를 좋아한다.”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보기 플레이어라고 보면 된다. 가장 편안하게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게 보기 플레이어다. 프로골퍼랑도 함께 칠 수 있고, 잘 못치는 주말골퍼와도 즐겁게 할 수 있다. 홀인원은 2번했다. 올 3월 남부 CC 15번홀에서 7번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고, 1998년 리베라 구코스 몇 번홀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홀인원을 한 적이 있다.”

-홀인원을 하면서 든 생각은.

" 홀인원은 운이 좋아서 했던 것 같다. 2번 홀인원을 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홀인원도 일정한 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단 공이 똑바로 가야한다. 공이 왔다갔다 해서는 홀인원을 할 수가 없다. 또 공이 똑바로만 간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운이 따라줘야 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있어도 운이 따라주지 않아 고전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포츠는 스포츠맨십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 페어플레이로 규칙을 준수하는 정신이다. 로타리 정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 스포츠를 통해 공감하고 봉사하는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스포츠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한다고 들었는데.

“평소 가깝게 지내는 조광복 전 로타리 지역 대표님의 권유로 배구 꿈나무 돕기사업에 적극 동참하게 됐다. 지난 2015년부터 중고생 배구선수에게 연 6백만원씩 총 3천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필요한 선수들에게 잘 쓰였다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다. ”

-앞으로 스포츠 봉사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현재 KLPGA 이정은 6 등 유명 여자프로 선수들을 후원하는 대방건설 구교운 회장님이 3년후 우리 로타리클럽 총재를 맡게 돼 있다. 회원들이 프로들과 함께하는 프로암 대회를 통해 자선활동을 하고 싶다. 여기서 조성된 자선기금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노형식 총재의 명함에는 대표이사 이름 앞에 ‘효송(曉松)’이라는 호가 붙어 있다. 새벽에 빛나는 소나무처럼 변치말고 빛을 발하라는 의미로 선배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한다. 호 이름처럼 그는 지칠줄 모르는 삶을 살아왔다. 사업과 로타리클럽 활동을 함께 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나눔은 삶의 최고 가치로 여기고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생활을 보여주려 힘썼다. 고액 기부자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이 설치되어 있는 등 많은 사회활동을 펼쳤다. 그의 큰 딸도 스위스 제네바 UN 교육기구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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