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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브룩스 켑카 - 닉 팔도 장외 설전 점입가경

2020-06-27 04:52

 브룩스 켑카.
브룩스 켑카.
 타이거 우즈와 함께 있는 닉 팔도.
타이거 우즈와 함께 있는 닉 팔도.


[LA=장성훈 특파원] 세계랭킹 4위 브룩스 켑카(30)와 아버지뻘인 골프 분석가 겸 방송 해설가인 닉 팔도(62) 간 장외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의 말싸움은 지난주 PGA 투어 RBC 헤리티지 대회 1라운드에서 시작됐다.

켑카는 선수들이 라운딩을 하면서 마이크를 몸에 부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피트 거리에 붐 마이크(지향성 좋은 고감도 마이크를 낚싯대 같이 생긴장대 위에 매달아 음원을 향하여 이동하면서 흡음하는 장치)가 있는데 왜 마이크를 몸에 부착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 중계) 캐스터가 입 닥치고 있으면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며 마이크 부착을 반대했다.

미 PGA 투어에서는 대회 주관 방송사가 일부 주요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몸에 부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라운딩 중 이들이 하는 말을 TV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켑카는 이 같은 마이크 부착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중계방송하는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시청자들이 얼마든지 붐 마이크를 통해 선수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켑카의 지적에 팔도는 다음 날 2라운드에서 켑카가 티샷을 하기 전 “그는 우리에게 입 닥치라고 했다. 이제 내가 입을 다물겠으니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자”고 맞받쳤다.

팔도는 7초 동안 침묵했다. 이 때 캡카는 캐디에게 뭐라고 말했으나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팔도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일갈했다. 자신이 입 닥치고 있으면 선수들의 말을 다 들을 수 있다고 한 켑카의 주장이 틀렸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켑카도 가만 있질 않았다.

켑카는 대회 마지막 날 9번 홀(파4)에서 330야드 티샷에 이은 3피트짜리 이글 펏을 성공시켰다. PGA 투어가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비가 내려 잠시 경기기 중단된 틈을 타 켑카는 이 영상에 “저기에 흥미로운 일이 있다”는 멘트를 달았다. 자신이 성공시킨 이글 플레이가 더 흥미롭다는 의미였다.

팔도도 지지 않았다.

캐디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켑카가 25일부터 열린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불참하자 1라운드 중계 도중 팔도는 “나는 오늘 그에게서 더 흥미로운 것들을 듣기를 기대했지만 불행히도 그는 이번 주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재기 넘치는 분석을 듣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TV로 시청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야한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 가장자리에서 스스로 즐기고 있을 지 모르겠다”라고 비아냥댔다.

잉글랜드 출신인 팔도는 미 PGA 마스터스와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각각 3회 우승했으며, 97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바 있는 실력파 골퍼다.

1989년 BBC ‘올해의 스포츠인’에 선정되었고, 1997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06년 부터는 CBS 골프 수석 분석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켑카는 US 오픈 등 미 PGA 투어 통산 7승을 기록 중이다.

2019년 WGC(월드골프챔피언십)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25만 달러, 한화 약 121억 1,037만 원)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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