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유소연, LPGA 투어 홈페이지에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에세이 기고

2020-06-25 14:13

유소연의 에세이를 소개하는 LPGA.[LPGA 트위터 캡처]
유소연의 에세이를 소개하는 LPGA.[LPGA 트위터 캡처]
제34회 KIA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수집한 유소연(30)이 25일(한국시간) LPGA투어 공식 홈페이지에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의 제목으로 에세이를 기고했다.

유소연은 글을 통해 "햄버거를 좋아해서 학교 체육선생님과의 햄버거 내기로 골프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밝히며 "처음에는 최소타를 기준으로 깔끔하게 우승자가 가려지는 골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보다 골프를 통해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소연이 LPGA 공식 홈페지에 기고한 에세이 전문이다.

우리는 무언가에 의해 움직인다. 사람들은 각자 침대 밖으로 뛰쳐나가게하는 내적인 열정이 있다. 몇 몇 사람들은 성공에 의해 흥분한다. 이런 사람들은 스포츠나 사업 등 모든 면에서 그들의 기준을 승리로 삼는다.

다른 사람들은 돈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는다. 특히 그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을 때. 그들은 자신에게 다시는 돈의 공포와 고통을 경험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경제적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 움직인다.

또 한 부류는 그들이 경험했던 것 보다 자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해 투쟁한다. 마음 따뜻하고 가치있는 목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선교 활동이나 자원봉사, 자선 기부 등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몇시간이고 돌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선택한 분야에서 무엇이든지 세계 최고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수년간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는지는 물랐다. 서울에서 자라면서 부모님은 나를 특정분야에 밀어넣기보다는 무엇이든 시켜보셨다. 그래서 나는 음악, 미술, 요리, 스포츠를 다 접할 수 있었다. 수영을 했고 노래를 했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쳤다. 부모님은 내가 선택한 무엇이건 지원해주셨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음악과 골프를 가장 좋아했다. 선생님은 부모님께 나와 내 여동생이 음악에 소질이 있다고 했다. 내 여동생은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음악에는 그렇게 소질이 없었다.

남은 건 골프였다.

나는 학교 체육수업시간에 선생님과의 햄버거 내기에 참가했다. 내기 종목은 원 안에 칩샷으로 공을 떨어뜨리는 것과 홀 안에 공을 넣는 것 등이었다. 햄버거를 좋아해서 골프에 끌렸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골프를 꽤 잘친다는 것을 알았다.

골프와 음악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반복된 동작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했고 기구를 잘 다뤄야 했다. 순서를 지키는 움직임도 필요했다. 또한 두 종목 모두 자신감과 신념만큼이나 상상력과 기교도 있어야 했다.

나는 골프와 음악 둘 다 좋아했지만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어머니는 내가 승부욕에 끌린다는 것을 보셨다. 그녀는 나의 골프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이 나의 시간과 관심을 더 원한다는 것을 아셨다.

나는 골프를 선택했다. 골프가 음악보다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골프에서의 성공은 주관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프는 대회에서 더 적은 타수만 기록하면 이긴다. 버디는 그냥 버디다. 하지만 음악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싫어할 수 있다. 능숙함과 기술은 객관적으로 측정된다. 하지만 음악은 꽤 많은 운과 타이밍 청중을 사로잡는 능력을 필요로 했다.

골프는 그 반대다. 스코어보드 앞에서는 아무도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내 커리어를 포장하거나 망치는 평론가도 없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골프를 10년이상 치는 동안 US오픈과 한국여자오픈을 포함해 2개의 메이저대회와 5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따고 LPGA 동료들로부터 상을 받고 세계 랭킹 1위를 하면서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나의 원동력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오해하지 마라. 나는 매 대회 이기기위해 집중한다. 매주 티오프를 할 때면 내 목표는 정상에서 끝나는 것이다. LPA투어의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싶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명예에 전당에도 오르고 싶다. 그것은 내가 연습을 할 때마다 매일 마음에 두는 원대한 꿈이다. 승리는 그만큼 중요하지만 영혼을 휘젓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이 가슴에 울림을 준다.

트로피는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랜다. 돈은 물질적인 안정만을 제공할 뿐이다. 골프에서 한 대회 우승하면 일주일 동안 우승자가 되고 일 년간 디펜딩챔피언이 된다. 하지만 골프가 나에게 허락한 긍정적인 영향은 나로 하여금 마이어 푸드뱅크부터 호주 산불 구호 지원금 기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성금 등 내가 할 수 있는 자선 활동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돕는 것이다. 이런 것은 지속성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 영감을 주고 계속 하게끔 원동력이 된다.

나는 나에게 많은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선택할 수 있게 해준 어머니께 감사하다. 어머니가 그런 탐색의 경험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내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우리 자매에게 해주신 헌신에 감사하다. 부모님은 나와 여동생에게 모든 것을 주셨다. 또한 다른 크고 작은 방법으로 모르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사랑하시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셨다.

나는 부모님이 하신 것들을 따라했다. 그러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이 오늘 나를 움직이게 한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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