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교통사고로 중태였다가 살아난 독일 골퍼, 코로나 백신 개발팀 합류

2020-06-22 11:32

의료 가운을 입고 있는 함.  [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의료 가운을 입고 있는 함. [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7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살아날 확률이 1%도 안 된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던 독일 골프 선수가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팀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는 22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20시즌 신인 레오니 함(23)의 사연을 전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난 함은 최근 LET가 코로나19 때문에 2020시즌을 진행하지 못하는 기간에 독일 튀빙겐에 있는 바이오 의약품 기업 큐어백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미국 휴스턴대에서 골프 선수로 활약하면서 생화학과 생명물리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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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을 날리는 함.  [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샷을 날리는 함. [함 소셜 미디어 사진 캡처]


올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LET에서 활약하기 위해 독일로 돌아왔고, 투어 일정이 중단된 올해 4월 큐어백으로부터 인턴십 제의를 받았다.

큐어백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로 언론에 소개된 회사다.

함은 LET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내가 맡은 역할이 아주 중요한 관리직은 아니지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인류에 도움이 되는 곳에 쓴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이 생명공학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13년 교통사고를 당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그는 2013년 5월 새벽에 조깅하다가 시속 70㎞로 달리던 차와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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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의료진은 의식을 잃은 함이 생존할 가능성을 1% 정도로 봤지만 불과 7주 만에 다시 골프 코스에 돌아왔다는 것이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당시 함의 골프 선수 복귀를 두고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2014년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결국 2016년에 세상을 떠났다.

함은 LET와 인터뷰에서 "이런 것들이 내가 생명공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라며 "골프 선수로 은퇴하면 암 연구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과 2018년 독일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2018년에는 브리티시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라 독일 선수로는 최고 순위 기록도 세웠다.

함은 "내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어머니도 돌아가셨지만 그런 일들로 나 자신이 평가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내 인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보다는 내 인생에서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로 평가받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인턴 근무 중에도 틈틈이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는 함은 올해 투어가 재개되면 다시 경험을 충분히 쌓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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