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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골퍼' 유현주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2020-06-16 04:58

 유현주가 지난 14일 끝난 S-OIL 챔피언십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KLPGA 제공]
유현주가 지난 14일 끝난 S-OIL 챔피언십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KLPGA 제공]
[LA=장성훈 특파원] 1960년대와 70년대까지만 해도 미 LPGA의 인기는 바닥이었다.

미 PGA처럼 다이내믹한 면도 없고, 무엇보다 TV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시청자들을 붙잡을 만한 게 없었다. 특히 선수들의 패션은 흰색 셔츠에 무릎까지 덮는 흰색 또는 검정 치마나 반바지가 주를 이루었다.

LGPA는 어떻게 하면 남자골프처럼 여자골프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구세주가 나타났다.

호주 출신 잰 스티븐슨이 금발을 휘날리며 당시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화려한 의상으로 골프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다.

LPGA는 즉각 스티븐슨을 투어 공식 잡지의 표지에 싣는 등 그녀의 글래머 이미지 마케팅을 단행했다.

그러자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는 갤러리들이, TV 앞에는 시청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대회 수도 점점 늘어났다. 대회 상금도 해를 거듭할수록 올라갔다.

스티븐슨에 이어 1980년대에는 180cm의 미셸 맥건이 다양한 색상의 밀짚모자를 쓴 채 혜성같이 등장, 여자 골프계를 강타했다.

이후 여자 선수들의 패션은 점점 더 과감해졌다.

폴라 크리머와 나탈리 걸비스는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원피스 또는 타이트한 셔츠에 미니스커트를 매치시키며 남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한국계 미셸 위도 양어깨 부분이 일반적인 민소매 상의보다 더 깊게 패인 옷을 입고 경기에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렉시 톰슨은 아찔한 패션으로 골프장을 누비는가 하면, 훤히 드러나는 비키니와 속옷이 비치는 시스룩을 입고 도발적인 포즈로 잡지 화보를 찍었다.

톰슨은 필드뿐 아니라 필드 밖에서도 자신의 섹시한 매력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의 패션도 과거에 비해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갤러리와 TV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홍진주, 강수연 등이 미모를 자랑하며 한국 남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했다는 사실이다. 모두 미 LPGA와 KLPGA에서 우승을 차지한 쟁쟁한 실력파다.

요즘 한국 여자 골프계에 유현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도 그랬듯이 한국에서도 매 대회 아찔한 패션으로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언론들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사진에 담아 경쟁적으로 보도한다.

그에게는 항상 ‘섹시골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요즘 같은 개성시대에 자신의 몸매를 뽐내는 일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

페이지 스피래닉이라는 선수가 있다. ‘팔등신’에다 야한 골프장 패션으로 한때 큰 화제를 뿌리고 다닌 ‘섹시골퍼’다.

그런데 지금 스피래닉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최고들이 겨루는 대회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화려한 패션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런 선수는 잠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곧 잊혀진다.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골퍼는, 패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골프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그래야 골프 팬들의 뇌리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유현주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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