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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10- 당뇨 때문에 뛰어 든 골프

2020-06-06 07:57

[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10- 당뇨 때문에 뛰어 든 골프
도성세 영남대 감독은 당뇨 때문에 골프를 시작했다. 명색이 야구감독인데 운동부족 때문에 생긴다는 당뇨병에 걸렸으니 어디 가서 말하기도 챙피했다. 그때 한 후배가 골프를 추천했다. 당뇨엔 걷는 것이 최고인데 ‘골프는 재미있게 많이 걸을 수 있어서 그만’이라고 했다.

당장 골프를 시작했다. 집에서 2km쯤 거리에 있는 연습장까지 걸어가 공을 때렸다. 한 번 잡으면 최초 목표가 드라이브 500개, 아이언 500개였다. 잘 안 맞으면 다시 시작해서 수백개를 쳤다.

도성세 감독은 고향 쪽에서만 중,고,대학 감독을 맡으면서 장효조, 강기웅, 이정훈, 양준혁 등국가대표 타격 달인을 길러낸 인물. 타격이 낯설지 않다보니 금방 궤도에 올랐다. 보름 쯤 연습을 한 후 지인을 따라 필드에 나갔다.

처음부터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는 공을 때리는 것이어서 야구보다 쉬웠다. 하지만 필드는 만만치 않았다. 드라이브는 비교적 잘 맞았지만 아이언이나 짧은 거리의 어프로치 샷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필드에 나간 것은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전을 한 번 하고나니 어떤 샷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걸어서 연습장에 가고 거기서 천개 이상을 치고 기회만 있으면 라운딩을 했다. 그렇게 한 달여. 병원에 갔더니 당뇨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당뇨는 관리를 하는 것이지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며 의사가 계속 운동하라고 했다.

어차피 해야 할 것 제대로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골프삼매에 빠졌다. 선수 시절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했고 필드에도 무척 자주 나갔다. 그야말로 일취월장이었다. 6개월여만에 70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세기(細技)만 늘은 것이 아니라 거리도 많이 늘었다. 한창 때 태릉cc 을지코스 1번 306미터 내리막 파4홀에서 원 온을 시킨 적도 있다. 퍼팅을 하고 있던 앞 팀이 난리를 치려다 티샷인걸 알고는 오히려 궁금해 하다가 그늘 집에서 보곤 또 한 번 놀랐다.

우선 체격이 크지 않아서(1m70㎝, 65kg)였고 그가 도성세 감독이라는 걸 알아서였다. 그들은 그의 장타비결에 대해 한마디 듣는 것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도성세 감독의 장타비결은 정확한 임팩트였고 그 임팩트는 손바닥이 걸레처럼 될 때까지 패고 또 패는 무수한 연습의 결과였다.

당뇨 때문에 시작했지만 골프의 재미에 빠져든 도 감독은 은근한 장난기와 도전정신이 발동, 더욱 훈련에 매진했다. 그의 목표는 경상북도 골프 대표선수로 뽑혀 전국체전에 나가는 것이었다.

도전 목표가 있어야 훈련하는 맛이 생긴다는 것이었는데 그는 결국 경상북도 골프대표로 선발되었다. 하지만 그는 체전엔 나서지 않았다. 그가 감독으로 있던 영남대 야구부도 경북 도 대표였기 때문이었다. 도성세씨에게 골프는 그래서 당뇨병을 다스려주고 50대에 도전할 목표를 만들어 준 재미있는 운동이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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