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리그 결승 기획] 결승 진출 과정이 영화였던 락스

이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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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5-23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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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김응태, 이재혁, 사상훈, 한승철, 송용준(왼쪽부터).
이번 시즌을 만약 드라마로 만든다면 주인공은 단연 락스일 것이다. 시작은 분명 주인공이 아니었다. 눈에 띄는 주연이 한 명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 성장했고 지금도 성장 중이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락스는 그들만의 성장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제 한 고비만 넘으면 된다. 락스는 유영혁이 이끄는 아프리카 프릭스, 2연패를 기록했던 샌드박스 등을 차례로 무너트리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창단 후 첫 결승 진출에 락스 선수들과 박인재 감독 모두 고무돼 있을 것이다. 누구도 주목 하지 않았던 락스를 지금의 위치까지 만든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박인재 감독의 '마법'이 시작됐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락스를 비교한다면 아예 다른 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멤버 구성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력 보강도 없이 락스는 연습만으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박인재 감독의 존재 때문일 것이다.

박인재 감독은 박인수를 키워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선수 시절 느꼈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것은 물론 경기를 철저하게 데이터로 만든 뒤 맵 선정부터 선수들의 특성을 살린 카트 선정까지 모든 것을 연구한다. 지금까지 이 정도로 세분화해서 기록을 작성하고 데이터를 연구한 감독은 모든 종목을 통틀어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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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박인재 감독.

박인수를 최고의 선수로 만든 박인재 감독은 지난 시즌 이재혁을 우승시키며 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의 코치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재혁은 그의 지도하에 문호준, 박인수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누르고 최강이라는 호칭을 얻어냈다.

이재혁을 우승 시킨 박인재 감독에게는 하나의 목표가 남아 있었다. 바로 팀전 우승이었다. 결승전은 커녕 4강에도 겨우 진입했던 락스에게 우승은 먼 이야기인 것처럼 보였다. 우승자인 이재혁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던 락스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락스는 성장을 거듭했고 결국은 창단 후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한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기존 선수들을 연습시키고 또 연습시켜서 만들어 낸 결과기에 더욱 놀라울 따름이었다. 신예도 아닌 기존 선수들을 트레이닝하기 쉽지 않았을 테지만 결국 박인재 감독은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박인재 감독은 이번 시즌 전 "우리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리그 초반 락스가 보여준 모습은 그저 이재혁 원맨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몇 개월 동안 락스가 이토록 성장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의 이야기는 허무맹랑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자신의 손으로 키워낸 선수들과 함께 결승 무대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나서는 박인재 감독. 선수들을 위해 키보드에서, 엑셀에서 손을 떼지 않고 영상에서 눈을 떼지 않는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할 때가 온 것이다.

◆이재혁의 마지막 숙제, 문호준
프로게이머들에게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가 항상 주어진다. 지난 시즌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재혁이었지만 모두의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 최강이라 평가 받는 박인수가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문호준 역시 팀전 연습 때문에 개인전 맵을 아예 보지도 못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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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이재혁.

하지만 이번 시즌, 경기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은 그가 현존 최강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성장했고 우승이라는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철옹성 같았던 팀전의 박인수, 그리고 샌드박스의 벽을 무너트린 것 역시 그였다. 이재혁은 에이스 결정전 무패 행진을 달리던 박인수를 두 번이나 패배로 몰아 넣으며 자신의 시대를 열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최고의 자리를 향해 승승장구 하던 이재혁에게 드디어 벽이 나타났다. 바로 문호준이라는 벽이었다. 결승 직행을 결정 짓는 마지막 4강 경기에서 한화생명을 만난 락스는 에이스 결정전에 돌입했고 이재혁과 문호준이 처음으로 1대1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모두들 이재혁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문호준의 승리였다. 그것도 엄청난 역전승이었다. 아마 이재혁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겪었던 패배였을 것이다.

이재혁이 문호준에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락스는 이번 시즌 한화생명과의 맞대결에서 2연패만을 기록했다. 락스가 유독 한화생명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재혁과 문호준의 관계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재혁이 문호준만 만나면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이재혁의 자신감은 현재 최고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한화생명 그리고 문호준이다. 최강 선수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높은 문호준이라는 벽을 만난 이재혁이 과연 팀에게 우승을 선물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결승전 키플레이어는 단연 송용준

락스의 성적과 비례한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 그 선수가 잘하면 락스는 승리하지만 그 선수가 못하면 락스는 여지없이 패했다. 에이스 이재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지든, 이기든 항상 잘했다. 팀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송용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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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송용준.

송용준은 한화생명에서 최영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다. 1인자를 보필하고 러너가 앞으로 달려나갈 수 있게 중위권을 흔들어주며 상대가 앞으로 치고 나오지 못하게 수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템전에서 역시 희생하는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만들어 준다.

재미있게도 락스가 승리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이재혁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송용준이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재혁이 출전해 승리했기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그에게 쏠렸지만 에이스 결정전을 제외한 아이템전과 스피드전에서 팀을 이끌었던 것은 분명 송용준이었다.

팀의 운명을 쥐고 있기에 송용준이 어느 정도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락스가 한화생명을 꺾을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송용준이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한다면 한화생명이 이재혁과 그의 콤비 플레이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결승전 경기에서 송용준이 키플레이어인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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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 락스에게 유리하게 작용
락스가 한화생명에 비해 가장 부족한 점은 바로 경험이다. 한화생명 멤버들은 숱한 결승을 경험했지만 락스 소속 선수들 중에는 팀전 결승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한승철 한 명 뿐이다. 송용준과 이재혁이 개인전 결승 무대에 서긴 했지만 팀전 결승은 처음이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만약 지난 시즌처럼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전이 야외에서 진행됐다면 한화생명의 손을 들어줄 전문가들이 많았을 것이다. 큰 무대가 주는 압도감과 긴장감은 경험 많은 한화생명이 더 잘 견뎌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결승전은 항상 경기가 펼쳐졌던 넥슨 아레나에서, 그것도 무관중으로 펼쳐진다.

평소 8강, 4강 때와 같은 분위기라면 락스 입장에서는 그저 정규시즌 한 경기 하듯 편하게 임할 수 있다. 반면 경험 많고 노련한 한화생명에게는 자신들이 앞서 있는 장점을 노리는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관중으로 치러는 것은 락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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