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니아노트]최정, 박병호...이제 깨어날 때가 됐다

2020-05-22 15:37

SK 주포 최정이 살아야 팀도 살아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SK 주포 최정이 살아야 팀도 살아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래도 믿는다. 하지만 어떻게가 아니라 언제인가가 문제다."
시즌 개막 10게임을 훌쩍 지나도록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포들이 있어 감독들뿐만 아니라 팬들의 가슴까지 답답하게 하고 있다.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팀의 핵심이자 핵심이며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거포이자 스타이다. 바로 SK의 최정과 키움의 박병호다.

KBO리그가 자랑하는 대포 타자들이자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터뜨려 상대 투수들에게 엄청난 중압감을 안겼던 이들이 이제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오히려 헛방망이질을 하기가 일쑤다. 이 바람에 타격에 관한 한 항상 윗자리에 올라있던 이들을 맨 아랫쪽부터 찾아야 할 정도로까지 전락해 버렸다. 무엇보다 이들의 부진은 팀의 부침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어 더욱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별한 부상도 없다. 그냥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을 뿐이다.

SK 주포 최정은 동료들을 보기 조차 민망할 정도다. 줄곧 3~5번 타자로 출전하다 21일 키움전에서 처음으로 6번타자로 나섰지만 여전히 제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감독의 배려였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좋은 공에는 아예 멀뚱이 서서 보고 있다가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한참 빠지는 공에 그냥 배트가 따라 나가는 꼴이다.

당연히 성적은 최악이다. 올해 14게임에서 47타수 6안타로 타율이 간신히 1할(0.128)에 턱걸이했다. 이를 최근 10경기로 좁혀보면 더 비참하다 못해 참혹할 지경이다. 33타수 5안타(타율 0.091)로 1할에도 미치지 못한다. 삼진은 13개나 당했고 3~4게임마다 최소 1개씩을 양산했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은 한개도 날리지 못했다. 이런 최정의 부진은 당연히 팀의 부진과 맞물렸다. SK가 시즌 개막과 함께 10연패의 수모를 당하는 동안 그냥 물끄러미 지켜보아야만 했을 그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2005년 프로에 입단한 이후 이렇게까지 못한 적이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포 키움의 박병호가 삼진을 당한 뒤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포 키움의 박병호가 삼진을 당한 뒤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최정에 지난해 홈런킹 지난해 홈런킹 박병호의 부진도 의외다. 15게임에서 53타수 10안타로 타율 0.189로 최정보다 조금 낫지만 도토리 키재기나 다름없다. 홈런도 아직 2개에 그쳤다. 이를 다시 최근 10게임으로 줄이면 33타수 4안타(타율 0.121)에 삼진 13개, 홈런 0이다. 박병호는 이상스레 올해들어 변화구에 전혀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다. 오른쪽 발을 받쳐두고 날리는 엄청난 괴력이 박병호의 최대 장점이지만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SK전에서는 1회, 5회, 6회, 9회 등 네차례 득점기회에서 두 차례는 상대 투수들이 정면 상대를 기피하는 듯한 피칭으로 볼넷을 얻었지만 나머지 두 차례는 모두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이렇게 KBO리그 대표타자들이 1할을 갓 넘긴 공갈포로 변해 버렸지만 염경엽 SK 감독이나 손혁 키움 감독은 이들에게 여전히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반드시 반등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또한 이들이 반등해야 덩달아 팀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가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들이 어떻게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느냐보다 언제쯤 반등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 날짜가 하루라도 빨라져야 한다는데는 그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그만큼 깊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거포들...이제 깨어날 때가 되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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