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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5. 누가 누가 가장 멀리 보내나?

2020-05-16 07:29

골프치는 박찬호. 야구 선수중 가장 장타자로 소문이 나 있다.
골프치는 박찬호. 야구 선수중 가장 장타자로 소문이 나 있다.
거리에 대한 욕심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만만치 않지만 운동선수 출신들은 특히 더하고 야구출신들은 한술 더 뜬다. 현역 감독 시절 김응용, 박영길, 강병철씨 등이 함께 라운딩을 한 적이 있었다.

그날의 결과를 묻자 “오늘은 강 감독”이라고 했다. 하지만 스코어는 강병철 감독이 1위가 아니었다. 그들이 승자를 강 감독이라고 한 것은 드라이브 거리였다.

선수시절 한일은행에서 클린업 트리오로 활약했던 국가대표 강타자 출신의 그들에게 골프 몇 타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저 누가 가장 호쾌하게 날렸고 누구의 드라이브 거리가 가장 길었느냐가 중요한 관심사였다. 그들에게 장타는 홈런과 비슷한 것이었다.

사실 스포츠인 장타대회를 한 적이 없었으므로 누가 가장 멀리 보내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또 서로 ‘한창때’가 달라서 직접 비교할 수 없으니 기억에 의존, 유추해서 종합해 볼 수 밖에 없다.

운동선수출신들의 장타 기준은 대개 300야드이다. ‘누구누구가 멀리 보낸다’고 하면 의례 ‘300은 가냐’고 되묻는다. 어쨌든 그런 기준에서 보면 야구의 선동열, 박찬호, 장채근, 축구의 박종환, 이회택, 배구의 이인, 이종경 등을 대상에 올릴 수 있다.

‘기럭지’하면 농구이고 스윙 궤적을 감안하면 농구선수들이 최고일 듯 하지만 대체적으로 드라이브 거리에선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술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종목이지만...

구력 30년의 선동열 감독도 한창 때는 300야드를 기록했다. 그의 기억에 의존하면 현재 최고 장타는 박찬호씨나 장채근 감독이다. 그가 ‘나보다 많이 나간다’고 말하는 걸 보면 더러 300야드를 넘기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최고 타자의 계보인 이승엽도 멀리 보내긴 하지만 이들보다는 거리가 짧다.

배구에선 이종경 경기대 교수가 단연 톱이다. 티샷으로 310야드의 미들 홀을 훌쩍 뛰어넘은 적이 있다. 축구쪽에선 박종환 감독. 몸이 우람하지는 않지만 대단한 근육질의 몸매이면서 스윙이 아주 부드럽다. 장타의 비결인데 세련된 폼으로 제대로 치면 300야드 근처였다.

하지만 길게 보낸다고 다 이기는 건 아니다. 멀리 간 공은 더러 엉뚱한 곳에 떨어져 있거나 칠 수 없는 곳에 빠지곤 한다. 한창 때 엄청난 거리를 보냈던 이들의 현재 바람도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보내는 것이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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