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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KBO '배트 플립' 특집을 보도했던 ESPN 한국계 기자 미나 카임즈

2020-05-16 07:37

ESPN 한국계 여기자 미나 카임즈.
ESPN 한국계 여기자 미나 카임즈.
[LA=장성훈 특파원] 미국 주류사회에서 유색인종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유색인종이 넘지 못할 장벽이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도 쉽지 않다.

재미교포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민 초창기에는 성인이 된 후 미국에서 터전을 잡은 이민 1세든, 어릴 때 미국으로 넘어온 1.5세든, 아예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도 주류사회에 진출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재미교포들은 교육만이 살길이라며 이민 1세 부모들은 밤늦도록 리커스토어, 세탁소 등을 하며 자녀들을 열심히 뒷바라지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적지 않은 한인 이민 2세들이 정치계, 의료계, 법조계 등 미국 주류사회의 여러 부문에 진출해 한국인의 우수성을 뽐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주류 언론계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다는 사실이다. 스포츠 언론계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최대 스포츠 매체인 ESPN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14년부터 ESPN에서 선임기자로 뛰고 있는 미나 카임즈(34)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는 키메스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영어 발음은 카임즈다.

그의 이름 ‘미나’에서 알 수 있듯 그는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다.

그는 요즘 KBO 리그 경기가 ESPN을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지난 2016년 KBO 리그의 배트 플립(빠던)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까지 날아간 후 쓴 기사가 다시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배트 플립의 비밀을 캐기 위해 KBO 리그 선수들과 코치는 물론이고 리틀리그 선수들까지 만났다.

최근에는 자신이 직접 진행하는 ESPN ‘데일리’라는 팟캐스트를 통해 KBO 리그의 배트 플립의 기원과 배트 플립을 하는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미나는 ESPN이 KBO 리그를 중계하기로 하자 "너무 기쁘다(My heart is full)"란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그는 이어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에릭 테임즈가 ESPN의 KBO 리그 생중계 때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그는 KBO를 지배했다"라고 적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어릴 때부터 고추장을 즐겨 먹는 등 한국 음식이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항상 누구한테나 "난 한국인이다"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미나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나 명문 예일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며 최우수 성적(숨마 쿤 라우데)을 받았다.

졸업 후 ‘포춘 스몰 비즈니스 매거진’이라는 매체에 입사해 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제 기자로 활약하면서 뉴욕 프레스클럽, 더 내셔널 프레스클럽, 아시안 아메리칸 기자협회가 주는 기자상을 받았다.

특히 2012년에 작성한 탐사기사로 저명한 헨리 R. 루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2013년 블룸버그 뉴스에 탐사 기자로 영입된 그는 2014년 ESPN에 스카웃됐다.

ESPN에서 미나는 주로 미국의 떠오르는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기사를 썼으며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페이커(이상혁)’에 대한 특집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미나는 스포츠 중 풋볼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혹스의 열렬한 팬이됐다고 한다.

또한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팬이기도 한데, 이대호가 시애틀에서 뛸 당시 그가 홈런을 치며 팀의 연패를 끊자 자신의 트위터에 태극기 사진을 올린 바 있다.

KBO 리그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다. 2016년 배트 플립 취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본 KBO 리그 경기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미나는 작곡가인 닉 실베스타와 2014년 결혼했으며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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