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100년](16)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가 갖는 의미

정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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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4-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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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가 갖는 의미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1966년 당시 정동구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와 장성수 인하대학교 교수는 한국체육학회지(제35권 제3호)에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에 관한 역사적 이해’란 논문을 기고한 적이 있다.

두 교수는 이 논문에서 조선체육회의 창립은 체계적인 체육경기 및 연구를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이 공유하고 있던 나라 잃음의 허탈감과 일제 강압 정치에 대한 나약한 수용, 정치적 리더의 상실 등으로 분산된 민족적 무기력을 갱생시키는 전환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체육회 창립은 민족적 각성을 요구하며 민족적 단결 및 중흥의 출발점이란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조선 사회 체육을 총괄하는 단체를 만든다는 단순함을 벗어나 체육을 통한 조선인들의 정신 개조, 조선인들의 마음을 한 군데로 모아줄 수 있는 영웅 탄생까지 기대한 인상이 짙다는 것이다.

1920년 7월 13일 조선체육회 창립은 바로 1년 전인 1919년 3월 1일 전국적이고 거국적인 독립운동이 벌어졌지만 일제의 강압적인 탄압으로 무산된 이래 독립이 더욱 암울해진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창립취지서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조선을 둘러싼 열강들의 얽힌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시대적 주변 여건들을 모두 고려해 창립취지서가 갖는 내용과 그 뜻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는 보통의 논문이나 논설과 마찬가지로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서론부에서는 우리 민족의 자연에 대한 정서를 위대함과 경외감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본론에서는 우리 민족의 허약함을 질타하고 신체적 운동의 활성화가 필연적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에서는 조선체육회 창립 당위성을 설파하면서 우리 민족의 적극적인 찬성과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먼저 서론부에서 눈에 두드러지게 띄는 부분은 천지에 흐르는 생명을 ‘약동’ ‘충실’ ‘웅장’으로 나타내고 있다. 푸른 소나무, 높은 산, 하늘을 나는 빠른 새, 날쌘 짐승들, 붉은 해와 넓은 땅으로 표현한 삼라만상(森羅萬象)은 하나로 상통해 오직 생명의 한 덩어리임을 강조한다. 이는 또한 천지의 만물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동경함으로써 인간의 신체적 한계에 대한 극복 욕구를 은연중 드러내고 있다.

본론은 2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단락에서는 소나무, 해, 달과 비교해 우리 민족의 허약함을 질타했다. 사람은 ‘약동’ ‘충실’ ‘웅장’으로 생명을 받아 태어나 신체는 소나무와 같이 웅건하고 정신은 해와 달과 같이 명쾌해야 하지만 우리 민족은 자연적 이치를 거슬리는 생활로 안색은 마치 병이 든 것처럼 누르스럼해 광채가 없고 신체는 마른 나뭇가지 같이 허약하기 이를 데 없다고 통탄한다. 이러한 신체적, 정신적 병약함이 결국 개인과 국가,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그르치는 원인이 되었음을 지적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제 병합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다.

둘째 단락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병폐를 딛고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운동의 활성화가 필연적임을 강조한다, 이를 일부에서는 군국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색채로 체육을 인정한 의도가 선명하게 나타났다고 하지만 이는 신체를 강건하게 함으로써 국가 발전을 이루어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일제의 군국주의적 성격과는 완전히 다르고 체육의 민족주의적 성격이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결론 부분에서는 조선체육회 창립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운동단체들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지와 후원이 일원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이에 찬성하고 동참하기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조선체육회의 창립취지서 내용을 종합해보면 조선체육회는 어느 특정 체육인만의 단체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모두를 주인으로 하는 단체임을 표방하고 설립되었다고 분석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편집인/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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