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이프

인천 시민단체, 일제강점기 수탈 현장 보존해야…"정미소 건물 일대 개발 규탄"

2020-04-06 09:00

인천 신흥동 정미소 건물 〈사진=연합뉴스〉
인천 신흥동 정미소 건물 〈사진=연합뉴스〉
인천 시민단체들이 1930년대 일제강점기 때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중구 신흥동 한 정미소 건물을 보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0개 시민단체는 5일 성명서를 내고 중구 신흥동 일대에 개발 허가를 내준 행정 당국을 규탄했다. 이 일대에는 근대 건축 유산인 정미소 건물들이 있다.

중구 신흥동 일대 정미소 건물들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경기도 이천·여주 등 곡창지대의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전 정미 작업을 한 곳이다. 이 곳들을 일제 수탈의 역사적 현장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신흥동 1가에 20층짜리 오피스텔 2개 동을 짓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곳에 남아 있던 인천의 근대 산업·노동 유산인 정미소 건물들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들을 철거하도록 인천시가 개발 허가를 내준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탄식했다.

이어 "특히 곡식을 찧거나 빻는 곳인 정미소 건물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 '오쿠다 정미소' 건물만 남았다"며 "인천시가 일제강점기 현장인 정미소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쿠다 정미소 건물은 인천시가 2019년 인천근대건축자산 기초조사 결과 '우수 건축자산'으로 지정한 곳이라며 2014년 학계에서도 근대산업유산으로 가치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시민단체들은 설명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본이 수탈한 쌀을 옮기기 위해 만든 역인 옛 수인역 부지도 신흥동 3가에 있지만 41층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돼 사라질 위기"라며 "인천시는 신흥동 정미소 건물을 시 지정 문화재나 등록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영 마니아리포트 기자 /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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