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이프

국립국어원 "남편 동생, 도련님 대신 이름 OK"

2020-03-20 13:32

〈사진=국립국어원〉
〈사진=국립국어원〉
나이 어린 남편 동생을 부를 때 '도련님'이나 '서방님'이라는 호칭 대신 이름을 직접 말해도 된다는 언어 예절 안내서가 19일 공개됐다.

국립국어원은 상대를 배려하고 자유롭게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어 안내서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펴냈다.

안내서는 2017년 진행한 실태 조사와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특정한 호칭이나 지칭어를 반드시 써야 한다는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남녀 차별적인 호칭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혼한 여성이 남편 형제자매에게 사용하는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대신 각자 판단에 따라 다양하게 부르자고 제안했다.

안내서는 "남편 동생이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며 "이럴 때는 자녀 이름에 삼촌이나 고모를 붙여 부르는 것이 가능하며, 친밀도나 집안 분위기에 따라 이름을 직접 부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 동생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면 '동생님'으로 부를 수 있다"며 남자라면 '처남님'이나 '처제님'이라는 호칭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느리와 사위 간에 서열과 나이가 뒤바뀐 경우에는 '동서님'이라는 호칭을 두루 써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은 대화 상대가 배우자 부모보다 서열이 높지 않거나 나이가 많지 않다면 '장인', '장모'라는 호칭 대신 '장인어른', '장모님',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안내서는 친가와 외가 구분도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親)과 '외'(外)라는 단어 대신 지역명을 붙여 '효자동 할머니', '광주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식이다.

여성이 본인 부모 집을 지칭하는 말인 '친정'에 대해서도 "지금은 결혼한 남자도 처가와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쓸 수 있는 말인 '본가'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안내서에는 이외에도 부모와 자녀, 부부, 형제자매, 삼촌과 조카, 사돈, 직장 내 관계에 대한 언어 예절이 담겼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2011년에 펴낸 '표준 언어 예절' 개정판은 아니다"라면서도 "남성 중심적 요소가 많은 '표준 언어 예절'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도 편하게 쓸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선영 마니아리포트 기자 /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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