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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 대회, 2차 세계대전이후 75년만에 첫 취소... 로저 페더러 "참담하다"

2020-04-02 11:34

75년만에 대회가 취소된 윔블던 테니스 대회.[연합뉴스]
75년만에 대회가 취소된 윔블던 테니스 대회.[연합뉴스]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1945년 이후 75년 만에 취소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2일(한국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7월 13일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같은 기간에 열릴 예정이던 ATP 챌린저 대회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 대회도 모두 열리지 않는다.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첫 대회로 1월에 열린 호주오픈은 정상적으로 끝났지만 윔블던이 이날 취소됐고, 5월로 예정됐던 프랑스오픈은 9월로 연기된 상태다

1945년 이후 75년만에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취소된 이유는 영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책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즈는 1일(현지시간) "윔블던 대회를 관장하는 전영테니스클럽 이사회는 대회를 준비하려면 영국정부가 시행한 확산방지 정책으로 자원봉사자 등 인력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대회준비가 불가능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지난주부터 2명 이상의 집회금지, 업무상 출장을 제외한 여행금지, 생필품을 사거나 운동을 제외하고는 야외활동을 금지했다.

조직위원회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빨리 대회개최 여부의 대한 결정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당초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전영클럽 이사회는 무관중 경기를 계획했지만 대회일정은 시시각각 변하는 코로나19의 확산과 대회가 펼쳐지는 윔블던 잔디코트의 타이트한 관리 일정때문에 계속 미뤄졌었다.

패트릭 맥켄로 ESPN 해설위원은 윔블던 대회취소와 관련해 "윔블던은 테니스 대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대회다"고 설명하며 "대회 개최가 3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일찍 대회를 취소를 하는 것은 우리가 마주한 코로나19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영테니스클럽이 대회 개최 3개월이나 앞선 시점에서 주저없이 윔블던 대회 취소 발표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윔블던의 자금 사정도 한 몫했다. 다른 대회와 다르게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대회 취소로 발생하는 손실을 메꿀 수 있는 대회취소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또한 윔블던은 막대한 재정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재정년도가 끝나는 2018년 7월까지 윔블던은 2억 5670만파운드(약 3948억원)의 수익을 냈다. 당해년도 매출수익만 3970만 파운드(약 610억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윔블던 대회는 1986년 호주오픈이 12월 대회 일정을 한달 미뤄 1987년 1월에 대회를 개최해서 1986년 달력에서 사라졌던 1986년 호주오픈 이래로 그랜드 슬램대회 사상 처음으로 취소된 대회로 기록되었다. 윔블던 대회 취소의 파급력도 컸다. 윔블던 대회 취소 발표가 나자 당초 대회일정이 마무리되는 7월 13일까지의 모든 ATP, WTA투어 대회가 줄줄이 중단되었다.

한편 윔블던 대회 취소 소식을 접한 테니스 스타들은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로저 페더러는 본인의 SNS에 "참담하다"라는 글을 올렸고, 작년 윔블던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친 세레나 윌리엄스도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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