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손자병법] 13 김인식의 건곤일척(乾坤一擲)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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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3-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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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자병법] 13 김인식의 건곤일척(乾坤一擲)
-천하를 걸고 승부를 다투다. 비장한 각오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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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게임. 한 게임만 져도, 아니 비기기만 해도 끝장이었다. 그러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었다. 거의 포기하려는 순간 손안에 들어오기 시작한 4위길이 아닌가.

95년 우승 후 96년 꼴찌, 97년 5위.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우선 자존심이 상했다. 올해마저 4강에 들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김인식감독은 비장한 각오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10월 1일 선두 현대를 잡으면서 6연승 행진을 이은 바로 그날 이었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훨씬 더 어려운 언덕이 남았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라면 못할 것도 없다. 2게임을 모두 이기도록 하자. 우리가 쫓는 입장이라 오히려 유리 할 수도 있다”

1998년 시즌. 9월 하순까지만 해도 두산의 4강행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6연승, 4위 해태를 맹추격했다. 그러나 해태도 만만찮았다. 7게임에서 6승1패를 하며 4강행의 9부능선에 올랐다.

그런 해태를 상대로 2연승해 8연승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것도 적지인 광주에서... 한 치의 여유도 없었지만 김인식 감독은 10월 3~4일 한가위 대첩을 위해 광주로 향했다. 총 동원령, 모든 선수가 다 함께 갔다.

김인식감독은 일단 3일의 첫 게임에 배수진을 쳤다. 비기거나 지면 다음은 영영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즌 14승의 박명환, 10승의 이경필, 8승 19세이브의 진필중이 덕아웃에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강병규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강병규도 죽을 힘을 다해 던졌다. 6회까지 무실점 역투였다. 7회 1실점하며 동점을 내주는 순간 즉시 진필중을 투입했다. 진필중은 해태의 역전의지를 가차 없이 꺾었다. 그리고 두산은 9회 2점을 뽑아 승리를 가졌다.

이제 남은 건 단 한 게임. 가을야구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그 한 게임에 달렸다. 독하게 밀고 들어오는 김인식 감독과의 기 싸움에서 뱃심의 해태 김응용감독이 밀리는 형국이었다.

10월4일 마지막 경기. 해태도 그 한판을 잡기위해 에이스 이대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대진은 첫 날 기세를 올린 두산의 방망이에 1회말 4점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승기를 잡은 두산. 그래도 김인식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경필, 박명환, 이광우, 진필중을 연이어 올리며 적의 추격을 미리미리 막았다.

두산의 8연승과 대반전의 4강. 모두가 죽을 각오로 덤빈 덕분이었다. 그렇게 두산은 3년만에 준플레이오프전에 올랐으나 가을야구 단골이었던 해태는 그로부터 수년 간 바닥을 헤메야 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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