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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사망한 로렌조 산츠 레알 마드리드 전 회장의 부고가 주목받은 이유

2020-03-24 06:46

로렌조 산츠 레알 마드리드 전 회장. [AFP=연합뉴스]
로렌조 산츠 레알 마드리드 전 회장. [AFP=연합뉴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많은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스페인 축구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를 한 때 이끌었던 로렌조 산츠 전 회장(76)의 갑작스런 죽음도 코로나가 원인이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32년만에 유럽컵(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재임했던 산츠 회장은 코로나로 희생된 가장 유명한 스페인 인사로 각국 언론에 보도됐다.

산츠 회장은 최근 열이 많이 나 마드리드 병원에 입원 한 후 코로나 양성반응 판정을 받았다. 신부전을 앓고 있었던 그는 스페인 건강관리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병원에 가기 전 8일동안 집에서 열병과 싸우려했다고 스페인 지역언론은 보도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었던 그는 지난 1966년이후 32년만인 1998년시즌 유럽컵 우승을 이끌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물리치고 유럽축구 클럽 왕좌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는 2년후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인 발렌시아를 꺾고 다시 정상을 차지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리그 타이틀, 스페인 슈퍼컵과 인터컨티넨탈컵 우승을 안기도 했다.

사실 그가 회장이 된 것은 영국이나 이탈리아 부자구단주처럼 엄청난 재력을 뒷받침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절차에 의한 선거에 의해서였다. 레알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나 발렌시아와 같은 ‘시민구단’이다. 구단주가 없이 시민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클럽 구성원들에 의해 운영된다. 회장은 이른바 ‘소시오(Socio)'들의 투표에 의해 뽑힌 전문경영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클럽 10만 회원들이 연회비를 내고 회장을 선출할 권리를 갖는다.

선거에 의해 회장이 됐던 그는 선거에 의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00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그는 조기 선거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역효과를 냈다. 3천표의 간발의 차이로 스페인 건설계의 거물인 현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즈에게 패했다.그는 1943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났으며, 청소년 시절 골키퍼로 축구를 했다. 한때 마드리드 주변 부동산을 구매해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도 했다. 1985년 레알 마드리드 이사로 임명됐으며 10년 후 라몬 멘도사 회장에 이어 큰 부채를 안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 회장에 선출됐다.

회장 재임시절인 1999년 아스날에서 뛰던 프랑스 월드컵 스타 니콜라스 아넬카를 기록적인 약 3천400만달러에 스카우트 하는 등 야심찬 선수 트레이드를 단행,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두 번 회장 복귀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또 이탈리아 최대 사기 사건으로 기록된 낙농회사 파르말트가 운영했던 파르마 클럽을 인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2006년 스페인 클럽 말라가를 구입, 4년후 돈많은 카타르 왕가에게 팔았다.

지난 수년간 그는 비즈니스 거래 및 세금 납부와 관련된 법적 문제로 씨름했다. 2018 년에 마드리드 지방 법원에서 3 년간 징역형과 120 만 유로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가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호소, 감량처분을 받고 감옥에는 가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페레즈 현회장은 공식 성명을 내고 “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되찾게 한 훌륭한 회장으로 기억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스페인 축구 스타였던 미첼 살가도(44)를 사위로 두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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