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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탈리아 3부리거가 밝히는 코로나19 투병기

2020-03-20 12:05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파발리.[레지오 아우다체 구단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파발리.[레지오 아우다체 구단 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 세리에C 레지오 아우다체에서 뛰는 알레산드로 파발리(27)가 20일 영국 BBC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투병기를 전했다.

지난 3월 2일 월요일 잠에서 깼을 때 몸이 불편했다고 밝힌 파발리는 "그 전날 밤새 추위에 떨다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열이 나고 머리도 아팠고 눈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1월 이미 독감에 걸린적이 있어서 (코로나19 감염) 의심이 갔다.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했던 것이 떠올라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모든 같은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해 보도할 때 우리 가족 모두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발리의 증상은 미디어에서 전한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열은 37.8도를 넘지 않았고 3일 정도 지나자 열도 가라 앉았다.

파발리는 3월 6일 코로나19 확진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후 그의 일상은 달라졌다.

파발리의 일상은 소소하고 즐거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40분 거리의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친구들이나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감염이후 파발리는 그런 일상을 보낼 수 없었다. 그는 즉시 가족들에게 자신의 확진사실을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의 아내가 매끼마다 격리실 앞에 식사를 준비해줬다. 일반적인 독감에 걸렸을 때처럼 음식냄새를 맡지 못하고 맛도 못 느꼈지만 식욕이 떨어지지 않았기때문에 잘 챙겨먹을 수 있었다고 했다.

파발리는 "나는 와이프와 함께 살고 가족과 친구들도 만난다. 또한 매일 팀 동료들과 훈련을 하는 등 사회적 활동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자가격리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당시 파발리는 지난 몇주간 전,현 팀 동료와 감독들, 팬들, 친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느꼈다. 매일 사람들에게 전화를 받았고 수천통의 메시지도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그와 그의 가족을 걱정했다. 파발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돌봐준 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며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몇 안되는 긍정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웃음을 잊지 않고 극복 방식을 찾아내는 이탈리아의 문화도 파발리의 투병에 도움이 됐다. 그의 조국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 19에 지친 의료종사자들을 향해 각자 집의 발코니에서 박수갈채를 보낸다던지 즉흥 뮤지컬을 펼치는 등의 플래시몹이 열리고 있다. 파발리도 TV를 통해 그러한 집단행동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 그는 "비록 물리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했지만 사람들이 똑같은 행동을 함께 하는 집단행동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여러사람이 함께 이탈리아 국가(國歌)를 부르는 영상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관련해 파발리는 이탈리아 축구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2월 중순 몇몇 경기가 연기되고 3월 3일에 세리에 A가 무관중 경기로 치뤄지기 시작했지만 정작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가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은 3월 10일이 되서였다.

파발리는 "개인적으로 프로축구 리그와 구단들이 리그를 강행하려는 것에 놀랐다"며 "선수도 각자의 삶이 있다. 경기장에서 코로나 19에 감염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는 무관중 경기도 옳지 않은 결정이다, 코로나 19사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만약 세리에A선수가 그 당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리그가 즉시 중단됐을 것이다"라고 일침을 했다.

파발리는 "지금 중요한 것은 함께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라고 당부하며 "지금은 코로나 19가 중요하기에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빨리 리그가 다시 진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투병기를 마쳤다.

한편 알레산드로 파발리는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지 2주가 지난 후 재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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