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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의 아웃 & 인] 한국남녀골프 ‘특급 기대주’ 임성재와 조아연, 어떻게 보내나

2020-03-20 11:34

임성재.[사진=연합뉴스]
임성재.[사진=연합뉴스]
조아연
조아연


깊은 적막감이 찾아왔다. 마치 대낮에 칠흑같은 어둠의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간 기분이다. 모든 게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멈출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사태가 어떻게 돌아갈 지 조용히 지켜보면서 감각을 유지하려고 힘을 쏟고 있을 뿐이다.

‘아이언맨’ 임성재(22)와 ‘핑크 공주’ 조아연(20). 둘은 PGA와 LPGA대회가 당분간 열리지 않아 ‘나홀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임성재는 지난 12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뒤 대회가 취소되자 미국에 머물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조아연은 LPGA투어 첫 대회인 지난 주 볼빅 파운더스컵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대회장인 애리조나로 이동하던 중 대회가 취소돼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와야했다. 조아연은 당분간 국내에서만 훈련을 할 계획이다.

둘은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위세를 떨치기 전 미국과 호주에서 기쁜 소식을 전했다. 지난 해 PGA와 KLPGA 신인상을 나란히 받았던 임성재와 조아연은 서로 의식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 대회와 호주 대회에서 승전보를 알렸다. 한국남녀골프의 실력을 한껏 과시했던 것이다. 20대 초반 남녀골퍼가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임성재는 이달초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단독 3위를 지키며 페덱스컵 랭킹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시즌 상금은 386만2168달러를 기록, 랭킹 2위로 도약했다. 임성재가 혼다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사실을 미국 유력신문 뉴욕타임스는 스포츠섹션 골프기사로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조아연은 지난 2월 호주에서 3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LPGA 투어 한다 빅오픈과 호주여자오픈에서 2주연속 챔피언조에 들었으며 유럽피언투어(LET) 호주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덕분에 세계랭킹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지난 10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평점 2.44를 기록하며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둘은 코로나 사태로 상승세를 타던 무드가 잦아들까 내심 걱정하는 눈치이다. 한창 물이 오른 상태에서 계속 대회에 출전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아쉽다는 것이다. 임성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너무 좋았는데 대회가 갑자기 중단돼 당황스러웠다”며 “코로나사태가 빨리 끝나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아연은 후원사 볼빅을 통해 “호주에서 3대 대회에 출전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며 “ 쉬는 기간 연습을 충실히 해 LPGA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둘의 자신감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 결코 뒤지지 않는 경기력에서 나왔다. 임성재는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신인상을 받았다. 50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세계랭킹 1위 로리 맥킬로이로부터 “아주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아연은 지난 해 KLPGA에서 시즌 2승과 함께 신인왕을 차지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무대에 나섰다. 지난 1월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조아연은 2월부터 호주대회에 참가하면서 까마득한 선배 박인비와 우승을 다툴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둘은 코로나 사태이전에 보여줬던 실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개인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둘의 자신감이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지 주목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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