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의 아웃 & 인] 그린피 600달러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스타디움 골프장’, “그냥 보고 즐기시라”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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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3-1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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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스챔피언십 '악마'의 17번홀 아일랜드 그린. 스타디움 골프장이라고 불리는 이 홀을 빙 둘러 관중석이 만들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96년 개봉, 골프영화로서는 예상치 않은 공전의 히트를 친 ‘틴 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명대사가 있었다.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꼭 잘 할 필요는 없다는거야. 그냥 그 자체를 즐기라구~”라며 정신과 의사인 애인에게 조크식으로 아마추어 골프계의 최대 유망주였던 주인공 로이 맥보이(케빈 코스트너 분)가 내던진 말이다. 이 말은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 개막을 눈앞에 두면서 이 대사가 떠올랐다. 오는 12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가 영화 ’틴 컵'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얻기위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목표로 하듯, 많은 프로골퍼들에게는 돈과 명성을 안겨주는 메이저대회에 못지않은 비중이 큰 이벤트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올해 더 관심을 끄는 것은 1500만달러라는 최고 상금이 걸린데다 가장 난이도 높은 ‘악마의 홀’인 17번 아일랜드그린을 둘러싸고 예측불허의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어서다. 여기에다 대중 친화적인 스타디움 골프장에서 벌어진다는 사실도 한 몫 단단히 한다.

1974년에 창설된 이 대회에서 잭 니클로스가 초창기 우승을 3번 차지해 최다 우승자에 올랐다. 하지만 ‘악마의 설계가’로 불린 피트 다이가 PGA 전 커미셔너 딘 베먼의 부탁을 받고 소그래스 골프장을 지난 1982년 완공, 개장한 이후에는 3회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38년동안 타이거 우즈, 스티브 엘킹턴, 데이브시 러스 3세, 프레드 커플스, 할 서튼 등이 2회 우승을 했을 뿐이다. 2011년 최경주, 2017년 김시우가 각각 우승을 차지해 한국선수와 인연이 깊기도 하다.

올해 대회는 우승상금을 1500만달러로 늘렸으며, 우승자 상금이 270만달러로 책정돼 역대 최고 규모이다. 이 금액은 US오픈, 마스터스 등 다른 메이저대회를 월등히 능가하는 액수이다. 비록 타이거 우즈가 등과 허리부상등으로 불참하지만 세계랭킹 1위 로리 맥킬로이를 비롯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한국의 임성재를 비롯해 세계랭킹 상위 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것도 큰 관심을 모은다.

소그래스 코스는 난이도가 다른 어떤 대회보다 높다는 점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갖춘 골퍼들에게는 최고의 도전 무대로 여겨지고 있다. ‘스타디움 코스’라고 명명된 소그래스 코스는 어떤 선수들에게도 유리하지 않는 가장 변별력이 높은 조건을 갖춰 강력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중들에게는 골프의 참 맛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표적인 예가 악명높은 17번 파3홀 아일랜드 그린이다. 피트 다이는 팬을 염두에 둔 건축철학으로 17번 주변으로 대형관중석을 구상했다. 팬들은 걷지 않고 관중석에서 17번홀을 비롯해 16,18번 홀을 해저드를 중심으로 직접 관전할 수 있다. 선수들은 파만 하면 성공이라는 17번홀에서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며 승부의 정점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4라운드 모두 완벽한 파플레이를 한 선수는 밥 트웨이가 유일할 정도이다.

사실 소그래스 코스는 프로들에게 최고의 무대이지만 일반 골퍼들에게 개방된 퍼블릭 골프장이다. PGA가 대중친화적인 골프장으로 플로리다 늪지에 건설한 소그래스 코스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기간만 대회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대회가 끝나는 다음 주 화요일부터는 연중 일반인들에게 개방된다. 그린피는 600달러, 우리 돈으로 716,400원으로 미국 TPC코스로는 제법 비싼 편이다. 올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임성재등 한국 남자골프 선수들의 돌풍을 기대하며 이 대회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스토리를 생각하면서 관전하기를 권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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