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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 100년](6)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전문잡지, 1924년의 조선체육계(상)

2020-02-29 13:36

1925년 2월 15일자로 선우전이 발행한 조선체육계 제3호 표지. 조선체육계는 현재 창간호와 2호 현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전문잡지이다. 〈재단법인 아단문고 소장〉
1925년 2월 15일자로 선우전이 발행한 조선체육계 제3호 표지. 조선체육계는 현재 창간호와 2호 현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전문잡지이다. 〈재단법인 아단문고 소장〉
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전문잡지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조선체육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각종 잡지의 역사와 내력을 총 집대성한 '한국잡지백년'(최덕교 편저, 현암사 간, 2004년 5월 15일 발행)에 보면 '조선체육계'는 일제 강점기에 두 종류가 발행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조선체육계의 설명을 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조선체육계>창간호는 만나지 못했으나 1924년 10월 15일 ‘제3종 우편물 인가’를 받았다는 기록을 얻었고, 1925년 2월 15일자로 발행된 제3호를 볼 수 있었다. 그러니 1924년 10월이 아니면 11월에 창간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통권 몇 호가 나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제3호의 판권장을 보면 편집 겸 발행인 선우전(鮮于全), 인쇄자 노기정(魯基禎), 인쇄소 한성도서(주), 발생소 조선체육계사(서울 견지동 31), A5판 100면, 정가 40전이다.”

'조선체육계' 최초 발행인으로 되어 있는 선우전은 도쿄유학생 출신으로 1925년 10월 조선농민의 교양과 훈련을 목적으로 종로의 기독교청년회관에서 창립한 조선농민회의 창립발기인으로 당시 동아일보 촉탁 신분이었다. 그 는 조선체육회가 주최하는 각종 대회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자세한 이력이나 활동사항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이 설명으로 미루어 선우전이 발행한 '조선체육계'가 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잡지이지만 1, 2호는 현재 찾을 수가 없고 3호만 남아 있다. 이마저도 최근 대한체육회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체육 100년' 사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잡지 실물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바로 ‘아단문고’가 소장하고 있던 이 잡지를 공개한 덕분이었다. 아단문고는 현 한화그룹이자 한국화약의 창업주인 김종희 회장의 부인인 고 강태영 여사(2016년에 작고)의 호 ‘아단(雅丹)’을 따서 2005년에 창립한 재단법인이다. 아단문고에는 지정문화재 국보 3점, 보물 28점 등을 포함 9만여 점의 근, 현대문학 희귀 잡지, 단행본 등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조선체육계 제3호의 표지는 스타트라인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는 미국 육상 선수 잭슨 볼니 숄츠(Jackson Volney Scholz)를 모델로 하고 있다.

'뉴욕의 번개'라는 별명을 가진 숄츠는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 400m 릴레이 금메달을 비롯해 1924년 파리올림픽 100m 은메달,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 100m에서 4위를 한 스프린터였다.

아직 외국 선수가 제대로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숄츠를 표지에 쓴 것은 그가 1924년 11월 4일 올림픽을 마치고 미국과 핀란드 선수 일행 4명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메이지신궁대회에 참가해 시범경기를 벌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즉 우리 조선 선수들도 빨리 이러한 세계적 무대인 올림픽에 참가를 해서 세계인들과 떳떳하게 겨루어 보자는 속뜻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

무엇보다 '조선체육계 3호'가 체육사적으로 중요한 잡지인 연유는 조선체육회의 과거 및 장래 사명, 조선체육회 취지서 및 발기인, 임원 명단, 조선체육회 회칙과 조선체육회가 창립된 뒤 벌인 각종 경기대회 명칭과 일자, 우승팀 등이 수록되어 있는 까닭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언급을 하겠지만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도 기존에 발견되었던 것과는 일부 내용이 틀리고 조선체육회 발기인 명단 또한 상당수가 기존과는 틀린다. 그리고 조선체육회 창립 회칙은 아니지만 조선체육회 회칙 전체가 수록되어 있는 것도 '조선체육계 제3호'가 처음이다.

또 다른 귀중한 자료로는 도쿄유학생 출신 야구선수이자 야구심판원 전의용이 집필한 ‘최신야구규칙’과 조선체육회 창립발기인인 연희전문 교수 원달호의 '육상경기규칙', 그리고 야구에서 ‘사인은 몇 가지나 사용할까’ ‘야구선수의 어깨 양생법’이나 육상에서 ‘단거리 경주의 요건’ ‘영미 주자의 주법’ 등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초창기 체육사 연구에 더없이 귀중한 사료들이다.

조선체육회가 1920년 7월 13일 창립하고 난뒤 첫 사업으로 그해 11월 4일부터 사흘동안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개최했다. 이때 사용한 야구 규칙과 대회 요강은 전일본중등학교야구우승권대회(일명 고시엔대회)에서 사용한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었다.

전의용은 최신야구규칙을 연재하면서 "편집자측에서 진작부터 '야구규칙' 연재를 부탁했으나 게으른 탓으로 겨우 이제부터 하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7~8회에 걸쳐 연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첫 편에서는 야구 경기장의 기본 설명으로 마무리했다. 실제적인 당시 야구 규칙은 아마도 다음 호부터 연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사료들이 상당부분 마무리 되지 못했다. 조선체육계가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문제로 보여지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계속>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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