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불안한 글로벌 위험사회, 골프대회도 멈춰 세운다

2020-02-11 10:50

골프는 세계 각지에서 일 년 내내 경기가 열리는 글로벌 스포츠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정규 투어가 쉴 새 없이 열린다.
해를 중심으로 도는 지구의 공전으로 인해 남반구와 북반구가 계절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연중무휴의 투어가 가능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황량한 사막에서, 심지어는 스위스, 남아공의 공기가 부족한 높은 산악지대에서도 투어를 갖는다.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는 바람이 불고 추운 날씨속에서도 경기가 펼쳐진다. 정규 투어 선수들은 다양한 조건의 날씨, 고도 등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연중 무휴인 글로벌 골프 투어가 인간으로 인해 빚어진 재앙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뉴욕 9․11 테러로 인해 테러발생 다음 달 열릴 예정이던 미 LPGA CJ 나인브릿지대회가 전격 취소됐었다.
당시 이 대회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미 LPGA투어로 큰 관심을 끌었는데, 미 LPGA측에서 선수들의 안전문제를 이유로 들어 일방적으로 취소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테러로 골프대회가 취소된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이전까지 재정 문제 등으로 인해 골프대회가 열리지 않은 적은 있었지만 안전 때문에 취소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코로나 포비아’ 파장으로 미 LPGA가 취소됐다.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그 여파가 LPGA에도 미치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투어가 모두 무산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LPGA투어는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혼다 LPGA 타일랜드와 싱가포르에서 치를 계획이던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을 취소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2월과 3월에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3개 대회가 모두 무산된 것이다.

혼다 LPGA 타일랜드는 20일부터 나흘 동안 태국 파타야의 샴 컨트리클럽에서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고,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은 2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태국과 싱가포르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한국보다 더 많이 발생해 우리 정부가 최근 방문 자제 국가로 지정했다.
앞서 LPGA투어는 3월5일부터 중국 하이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LPGA블루베이도 취소했다. KLPGA투어도 오는 3월 12~15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만여자오픈을 취소했다.

현대는 글로벌 사회가 되면서 각종 위험요인이 크게 증가했다. 위험이 다양화되고 범위가 넓어졌다. 전쟁과 테러의 고전적인 위험에 신형 바이러스까지 곳곳에 암적인 요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말대로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위험사회’로 변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스포츠가 된 골프는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골프대회는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테러범들의 범행장소로 주요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사람과의 접촉으로 병이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이 생겨나며 건강의 위협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LPGA투어가 이번에 아시아지역 LPGA 대회를 전격 취소한 것은 선수와 팬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대회를 무리하게 강행해서 얻는 것보다 만에 하나 불상사로 희생자가 생길 경우를 조기에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확실한 건 테러와 질병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결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까, 혹시 괴질에 걸리지나 않을까 두려움 속에 골프대회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산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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