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슬로 플레이 경고' 디섐보, 마지막 4홀 연속 보기로 우승 무산

2020-01-28 08:10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슬로 플레이 퇴치'를 선언한 가운데, 대표적인 슬로 플레이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유러피언투어에서 슬로 플레이로 경고를 받았다.

PGA투어는 인기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슬로 플레이를 지목하면서 올해부터 슬로 플레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밝혔다.

PGA투어는 요주의 선수들의 명단을 작성한 후 라운드 내내 경기위원이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선수 명단은 지난 10개 대회에서 한 샷당 평균 45초 이상 걸린 선수와 샷 한 번에 120초 이상을 소요하며 한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경고를 받은 선수 등으로 작성된다.

또한 명단에 없더라도 한 샷에 60초 이상을 소요하는 장면이 목격될 경우 경기위원은 이후 2개 홀 동안 선수를 관찰하는 등의 방안이다.

만약 한 대회에서 한 번 어기면 경고를 받지만, 두 번째는 1벌타와 1만 달러의 벌금이다. 또 적발 될 경우 2만 달러씩 횟수마다 벌금이 부과되며, 10번 이상 혹은 명단에 이름이 올라갈 경우 5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PGA투어는 슬로 플레이 방지를 위해 45초 이내에 샷을 해야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잘 지켜지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벌타를 받은 사례는 25년 간 두 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대표적인 느림보 선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나 J.B 홈즈(미국) 등은 골프계에서도 슬로 플레이에 대해 여러차례 지적했으나 이로 인해 벌타나 벌금을 받은 적은 없다.

유러피언투어에서도 제재 강화를 외치고 나섰다. 유러피언투어는 PGA투어보다 앞서 지난 16일 막을 올린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부터 슬로 플레이 방지 규정을 도입했다. 유러피언투어의 경우 한 대회에서 두 차례 시간 초과를 지적 받으면 1벌타가 부과된다.

이에 유러피언투어에서 브라이슨 디섐보가 가장 먼저 본보기가 될 뻔 했다.

PGA투어 선수들이 27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내린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대거 새해 첫 대회를 치른 반면, 같은 날 디섐보는 유러피언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다.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와 2타 차 공동 3위로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디섐보는 2번 홀(파4)과 3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순항하던 중 4번 홀(파3)과 6번 홀(파4), 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타수는 잃었지만 여전히 우승권이었다. 이에 더욱더 신중한 플레이를 했고, 결국 10번 홀(파5)에서 경기위원으로부터 슬로 플레이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

이후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무려 4홀에서 연속으로 보기가 기록됐다.

디섐보의 성적은 최종합계 5언더파 공동 8위. 루카스 허버트(호주)와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하우트(남아공)가 최종합계 9언더파로 연장전에 나선 만큼, 마지막 4개 홀에서 4타를 잃은 디섐보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번 대회에서 디섐보의 동반 플레이어는 한 때 슬로 플레이어로 지목됐지만, 이제는 슬로 플레이어라는 오명을 씻고 느림보 디섐보를 향해 공개적으로 '느리다'는 공격을 가하기도 했던 에디 페퍼렐(잉글랜드)이었다.

페퍼렐 역시 최종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부진했지만, 트위터를 통해 디섐보의 슬로 플레이에 대해 많이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페퍼렐은 "그도 속력을 냈고, 사실 우리는 꽤 잘어울렸다"고 했다.

PGA투어로 돌아와 피닉스 오픈에서 2020년 첫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이는 브라이슨 디섐보가 지난해보다 좀 더 빠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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