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트러블 메이커' 패트릭 리드의 진격

2020-01-06 06:35

최근 가장 구설에 자주 오른 톱 플레이어임에도 성적은 상위권인 패트릭 리드(미국)가 2020년 새해 첫 대회에서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 골프장(파73)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0 새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전년도 우승자들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대회로 왕중왕전격이다. 총 34명의 우승자가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대회 2라운드에서 지난해 우승자 잰더 셔플리(미국)가 단독 선두로 뛰어올라 2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트러블 메이커 패트릭 리드도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섰다.

2017년까지 국가 대항전에 나서 맹활약하며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리드는 2018년 악동으로 전락했다. 미국과 유럽 간의 국가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나서 타이거 우즈(미국)과 한 조로 두 경기에 출전해 두 경기 모두 패배하며 벤치 신세가 됐다.

그 해 팀은 7점 차로 패배했고, 리드는 대회 종료 후 "원하던 멤버와 짝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벤치 멤버라니"라는 등 부인과 함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평을 쏟아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간의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자력 출전은 불발됐지만, 단장(타이거 우즈)추천 선수로 선발됐다.

하지만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치러진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나와 룰 위반으로 구설에 올랐다. 공이 벙커가 아닌 모래밭에 파묻혀있었기에 클럽 헤드가 모래에 닿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리드는 이를 악용해 연습 스윙을 하면서 클럽 헤드로 모래를 걷어냈다. 이후 논란이 되자 "카메라 각도의 문제다. 모래를 걷어낸 적 없다"고 발뺌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리드는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팬들에게 공격의 대상이 됐다. 결국 그의 캐디는 팬들의 언행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한 팬을 밀치는 등 가벼운 몸싸움을 했다. 이 사건으로 리드의 캐디는 최종일 싱글매치에 나서지 못하게 되기도 했다.

맹비난 속에서 프레지던츠컵을 치른 리드는 조별 매치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첫 승점은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기록됐다. 캡틴 아메리카는 그렇게 잊혀졌다.

일련의 사건들 이후 "나도 힘들었다"고 입을 열기도 했던 리드는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뒤로 한 채 다시금 진격하고 있다.

대회 첫 날 버디를 6개 낚았지만 보기 2개와 트리플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공동 16위로 출발한 리드는 2라운드에서 순위를 대거 끌어올렸다.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타를 줄였고, 중간합계 8언더파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라운드 7언더파는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이기도 하다.

대회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는 다소 힘이 빠졌다.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잃으며 중간합계 7언더파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여전히 순위는 상위권으로 공동 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단독 선두 잰더 셔플리와는 4타 차다.

지난 2라운드에서도 매서운 강풍을 뚫고 7타를 줄여낸 만큼 최종라운드 역전 우승도 기대해볼만한 위치다.

프레지던츠컵 이후 첫 대회에 나선 리드는 "팬들은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적대적이었다"며 힘들었던 시간들을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골프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절대로 골프를 놓을 수가 없다. 또한 무엇보다 조국을 위해 뛰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에 매번 대표팀으로 발탁되어 출전하는 것은 좋았으며, 이번에도 역시 좋았다"고 답했다.

구설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마련한 리드는 "이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내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며 진격을 알렸다.

[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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