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KPGA, 6년 만에 돌아온 300야드 장타왕

2020-01-01 07:00

2019년 평균 303야드로 장타왕에 오른 서요섭. 사진=마니아리포트DB
2019년 평균 303야드로 장타왕에 오른 서요섭. 사진=마니아리포트DB
남자 골프의 묘미는 단연 파워풀한 장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표적인 '흥행 보증 수표'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신흥 강자' 브룩스 켑카(미국)의 주무기는 파워풀한 드라이버 샷으로, 이는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PGA투어에서 이제 드라이버 샷은 쇼를 넘어 돈이 됐고, 대부분의 선수가 기본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샷을 구사할 정도다. 장비의 발달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한 선수의 기량 향상 등이 평균 300야드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 몇년 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장타를 구사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드라이버 샷으로 300야드 이상의 티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리안투어에도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티 샷을 구사하는 선수는 많다.

다만, 마음 놓고 샷을 휘두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지 않았기에 장타력을 뽐낼 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코리안투어는 최근 전장 정체 현상을 겪었다. 특히 2017년의 경우 PGA투어는 10년 전과 비교해 전장이 383야드 가량 길어진 반면, 코리안투어는 58야드 가량 줄어들었다.

사실 코리안투어는 전장이 긴 편이었다. 2007년의 경우 '탱크' 최경주가 PGA투어에서 시즌 2승을 거둔 해인데, 당시 코리안투어는 PGA투어보다 평균 전장이 무려 220야드 더 길었다.

하지만 그 후 10년 간 코리안투어는 전장 정체 현상을 겪었고, 선수들은 굳이 무대에서 장타를 선보일 이유가 없어졌다.

코리안투어는 2007년부터 드라이버 샷 측정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김대현이 압도적인 1위였다. 김대현은 5년 연속 드라이버 샷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2009년에는 평균 303.682야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평균 300야드 이상을 기록한 장타왕에 등극했다. 당시 2위는 배상문으로 292.955야드를 기록했다.

이후 역대 2번째로 평균 300야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봉섭이다. 김봉섭은 2012년 평균 309.087야드를 기록하며 김대현의 장타왕 타이틀을 가져왔다. 김봉섭의 309.087야드 기록은 현재도 깨지지 않고 있다.

KPGA투어에서 처음으로 300야드의 벽을 허문 김대현. 사진-마니아리포트DB
KPGA투어에서 처음으로 300야드의 벽을 허문 김대현. 사진-마니아리포트DB
역대 3번째로 평균 300야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태훈이다. 김태훈은 2013년 301.067야드를 기록하며 장타왕의 왕좌에 올랐다.

평균 300야드 이상의 티 샷을 기록한 4번째 선수가 나오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2019년 장타왕 서요섭은 평균 303.032야드를 기록하며 장타왕의 영예를 안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99.789야드로 장타왕에 자리했던 김봉섭이 301.896야드로 다시 300야드의 벽을 넘었고, 유송규와 김민준, 이태훈 등이 평균 300야드를 넘겼다.

파워풀한 장타가 다시 등장한 것은 역시 전장이다. 전장이 길어지자 선수들은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 샷을 다시 꺼내들었다.

2015년 평균 7070야드였던 전장은 2016년 7035야드로 낮아지기까지했다. 2017년에는 7053야드로 조금 길어졌고, 2018년 7211야드로 껑충뛰었다. 올해는 평균 7166야드였다.

다소 짧아진 듯 보이는 것은 파72를 71로 변경해 치른 대회들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긴 전장에서 치러진 대회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파72, 7434야드로 치러졌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경우 PGA투어와 비교해도 긴 편에 속하는 전장에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최경주가 호스트를 맡아 PGA급 코스세팅을 약속했던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역시 파72, 7300야드로 치러졌다.

NS홈쇼핑 군산CC오픈의 경우 파71, 7128야드로 진행됐는데 이는 2016년 파72, 7115야드로 진행됐던 대회보다 전장은 길어졌고, 기준타수는 낮아졌다.

코리안투어는 국내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 무난히 안착하고, 해외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장을 늘리고 코스 세팅을 까다롭게 해 난도를 높이는 방안을 택했다.

국내 코스의 한계이자 선수들이 드라이버 잡기를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인 OB(아웃오브바운즈)구역 역시 선수가 샷을 하기에 위험한 곳에 한 해서 범위를 좁히고 있다.

코리안투어가 남자 골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잘 만들어진 무대에서 파워풀한 장타쇼에 힘입어 다시금 남자 골프의 인기가 상승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