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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덕의룰산책①] 규칙은 알고 골프 하니?

노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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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9-08-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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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US오픈 출전 때의 필 미켈슨. 사진=AP뉴시스
한국 사람은 골프를 참 좋아한다. 모여서 어떤 대화로 시작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골프 이야기로 끝난다. '기승전 골프'란 말을 참 많이 듣는다.

그렇게 좋아하는 골프 플레이를 하면서 골프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마음대로 행동하거나 혹여 좀 알더라도 골프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정말 많이 본다. 현재 한국 골프 사회에서는 골프 규칙을 제대로 지키며 플레이 하면 돈키호테 취급을 당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모임에서 어떤 상황을 골프 규칙대로 할 때, 선수도 아닌데 뭘 그러냐는 핀잔을 들은 기억이 있다.

골프 규칙은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어 정당하게 경기를 하라고 존재한다. 이런 골프 규칙을 지키지 않고 플레이 하는 것은 동반 경기자를 포함한 여타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작년까지 사용하던 2016년 골프 규칙에서도 제일 앞에 있는 '제1장 에티켓 ; 코스에서의 행동'에서 성실하게 스스로 플레이 하라고 적어 놓았다. 경기의 기본 정신에 나온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골프는 대부분 심판원인 감독 없이 플레이 된다. 골프 경기는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의 성실성 여하에 달려 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는 경기하는 방법에 관계없이 언제나 절제된 태도로 행동하고 예의를 지키며 스포츠맨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이 골프 경기의 기본 정신이다.

2018년의 한 사례를 보자. 필 미켈슨 이야기이다. 미켈슨은 6월에 있었던 US오픈에 출전해서 일생일대의 진귀한 플레이를 했다. 3라운드 경기 중 퍼팅 그린에서 퍼트 한 볼이 홀을 지나 퍼팅 그린 밖으로 굴러 내려갈 듯 하자, 뛰어가서 볼이 멈추지 않았는데도 퍼터로 쳐 반대편 방향으로 다시 보냈다.

당시 '규칙 14-5 움직이고 있는 볼을 플레이 한 경우' 조항으로 2벌타를 받았다.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 미국 선수가 얽혀있어 판정이 쉽지 않았고 USGA는 매끄럽고 훌륭하게 처리하느라 이 정도로 마무리 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미켈슨이 이후의 인터뷰에서 '움직이는 볼을 치면 2벌타를 받는다는 규정을 알지만, 벌타를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그랬다'고 밝혀 더 큰 논란이 됐다. 일부러 그랬다면 규정을 악용한 것이라는 비난이 들끓었고 2벌타에 그칠 게 아니라 실격시켜야 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일단 그것으로 끝났다.

한달 뒤 7월에는 스코틀랜드에서 디오픈이 열렸다. 필 미켈슨도 참가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영국골프협회(R&A)의 마틴 슬럼버스 사무총장은 "USGA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우리는 그런 플레이가 나쁜 행동이며 골프의 정신에 걸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골프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밝힌 것이다. "규정집에는 에티켓과 경기위원회의 권한에 대한 규정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 규정을 면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는 뉴스가 나왔다.

디오픈 연습 라운드를 보도하는 기사 중에 특별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필 미켈슨이 연습하는 뒤편의 사인 보드에 나온 문구가 매우 특이했다. '규칙은 알고 골프 하니?(Think you know the Rules)'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펼처지는 미국PGA 대회는 더CJ컵앳나인브릿지다. 올해 대회는 10월에 열린다. 필 미켈슨이 이 대회에 출전한다. 작년 US오픈에서의 돌출 행동과 규칙을 알고 그렇게 했다는 그의 인터뷰 때문에 그의 출전이 반갑지 않다.

2019년 1월1일자로 시행하는 새로 개편된 골프 규칙에서도 성실성을 맨 앞에서 강조한다. '규칙1 골프, 플레이어의 행동, 그리고 규칙'에는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 하여야 한다. 성실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코스를 보호하며, 규칙에 따라 플레이 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이런 것을 잘 못하면 벌타(Penalty)의 불이익이 있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 그에 따른 벌타는 계산하지 않고, 자기 편하게 플레이 해놓고, 그 타수를 자기 타수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남에게 말할 때도 그러면 큰일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골프 실력이 좋다고 자랑할 때는 그 타수를 이야기 하지만 내기를 할 때는 갑자기 타수를 올려서 이야기 한다. 자기 실력을 알고는 있는 것이다.

라운드가 끝나고 인사할 때 18홀을 동반한 플레이어가 존경을 하는가 경멸을 하는 가는 자기가 할 나름이다.

*** 글을 쓴 성기덕은 골프규칙 TARS(Tournament Administrators & Referees Seminar) 레벨3.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 경기위원이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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